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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수수료' 떼가는 저축성 보험…"ETF보다 투자 매력 떨어져"

입력 2026-02-02 17:01   수정 2026-02-03 01:32

‘눈덩이 보험 수수료’ 여파는 재테크 시장의 지각변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비과세 혜택을 앞세워 한때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담당하던 저축성 보험(저축·연금보험) 매출은 최근 5년 새 2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 인하 경쟁’이 펼쳐지는 것과 달리 보험업계는 수수료 늪에 빠져 입지가 더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저축성 보험 수입보험료는 21조8952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같은 기간(26조6589억원) 대비 4조7000억원(17.9%) 넘게 줄어든 수치다. 저축성 보험은 목돈을 마련하거나 노후 생활 자금을 모으기 위한 보험 상품이다. 암보험 등 질병이나 상해를 대비하기 위한 보장성 보험과 구분된다.

소비자들이 저축성 보험에 등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수익률’이다. 현재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저축보험의 10년 유지 시 환급률은 최고 130% 수준이다. 이를 연수익률로 환산하면 단리 기준 연 3.0%, 복리 기준 연 2.7%에 그친다.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연 3.6%)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저축보험 수익률이 낮은 결정적 원인은 보험상품 특유의 ‘사업비’ 구조에 있다. 저축보험은 수수료 등 사업비를 먼저 떼고 남은 금액만 적립해 이자를 붙인다. 소비자가 5000만원짜리 일시납 저축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사는 200만원 안팎을 사업비로 차감한다. 가입 직후 저축보험을 해지하면 원금도 못 챙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보험사들도 저축성 보험 판매에 소극적이다. 현행 보험회계제도(IFRS17)에서 저축성 보험은 사실상 마진이 거의 없는 것처럼 반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장 실적을 개선하려면 저축성 보험을 매력적으로 만들기보다 회계상 이익이 많이 남는 암보험 등을 판매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저축성 보험의 상품성이 떨어지면 ‘사적연금’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노후 자금을 안정적으로 굴려줄 연금·저축보험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해서다. 보험업계는 “저축성 보험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싸늘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 스스로 자산운용 역량을 키워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수익률을 제시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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