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중수청의 직무 범위가 9대 범죄 등으로 폭넓게 입법예고됐다”며 “국민 혼란과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과 지나치게 중복돼 어느 수사기관이 어떤 범죄를 관할하는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 대행은 10월 중수청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경찰 조직을 대표해 중수청의 수사권 확대에 우려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2일 정부의 중수청 법안이 공개된 뒤 경찰이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청은 이 같은 의견을 담은 문건을 소관 부처에 제출했다.
유 대행은 중수청이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 이첩을 요구할 수 있는 ‘수사 우선권’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경찰과 중수청 간 ‘사건 핑퐁’과 수사 지연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수청 법안은 중수청이 9대 중대범죄에 대해 우선 수사할 수 있는 ‘이첩요청권’과 사건을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길 수 있는 ‘임의적 이첩권’을 갖도록 한다. 중수청이 수사하는 9대 범죄는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 참사, 마약, 내란 및 외환, 사이버다.
아울러 경찰청은 중수청이 수사 인력을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한 것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인재 유치를 위해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경찰이 다른 조직의 내부 인력 운영 방식에 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수청 법안은 중수청 인력을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해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 자격을 갖추고 법리 검토를 담당하는 수사사법관 직위를 둔 것은 검사들의 이동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경찰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중수청의 전문수사관 채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지만,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경찰 인력이 중수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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