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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 연준 자산 줄이는 '양적 긴축' 가능할까?

입력 2026-02-02 19:39   수정 2026-02-02 19:49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차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후보인 케빈 워시가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즉 양적 긴축(QT)을 주장하면서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워시의 지명이 발표된 후 시장에서는 2거래일째 금, 은, 비트코인의 급락 등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케빈 워시가 차기 연준의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시장의 관심사는 금리인하에서 연준의 6조 6천억 달러(약 9,640조원) 규모의 대차대조표, 즉 양적 긴축과 연준의 역할로 급격하게 옮겨갔다.

워시는 지난 몇 년간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과도하게 증가하도록 방치했다고 비판해왔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그가 연준의 자산 규모를 신속하게 축소하는데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준이 대차대조표 자산을 줄인다는 것은 채권을 매각해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한다는 것을 시시한다. 즉 양적 긴축이다. 이 전망은 지난 금요일 장기 미국채 수익률을 올리는데 일조했고, 달러는 강세를 보인 반면 금과 은은 급락했다.

워시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연준 이사로 재임하는 동안 양적 완화(QE), 즉 연준의 채권 매입 정책을 초기에는 지지했지만, 나중에는 강하게 비판했고, 결국 연준의 지속적인 채권 매입에 반대하면서 사임했다. 이 때문에 가장 강력한 매파중 하나로 여겨져왔다.

워시는 수년간 연설과 인터뷰에서 연준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채권을 매입하면서 장기간 인위적으로 대출 금리를 낮췄다고 주장해왔다. 이는 월가의 위험 감수를 부추기고 미국 의원들이 더 많은 부채를 늘리도록 유도해 금융 시장이 중앙은행 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이른바 '통화 지배'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7월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화폐 발행량을 줄이고, 대차대조표의 적자를 축소하며 재무장관에게 재정 관리를 맡기면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대차대조표 축소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면 오히려 기준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같은 달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확립한 1951년 재무부와 연준 간의 획기적인 협정을 언급하며 양자간 관계를 재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권한을 줄이는 개혁을 선호하는 워시의 견해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일치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이론적으로는,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축소해 이로 인해 장기 금리가 올라간다면, 단기 금리를 인하해서 금융 긴축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연준이 시스템내 유동성 규모를 대폭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자산 축소는 장기 금리를 높일 위험뿐 아니라 미국의 금융기관들 사이에 서로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데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지적했다.

특히 단기금융시장은 시스템 내 유동성 규모의 아주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2025년 가을에 정부의 차입 증가와 연준의 지속적인 자산 축소가 맞물리자 규모는 작지만 주목할 만한 유동성 압박이 초래됐다. 이후 연준은 양적 긴축을 중단하고 1년 미만 만기 단기 국채를 매입해 준비금을 다시 공급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연준은 12월에는 단기 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매달 약 4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유동성 흡수로 단기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생겨도 장기 금리가 오른다면 장기 차입 비용 인하라는 행정부의 목표에 역행할 수 있다. 나아가 이는 재무부나 다른 미국 정부 기관들이 시장 관리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미 미국 연방정부의 총 차입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미국의 국가 부채가 30조 달러(약 4경 4천조원)를 넘어선 상황에서 이러한 개입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연준의장이라해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으로서는 여전히 단 한 표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JP모건의 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연준 위원들 대다수가 여전히 충분한 지급준비금 체제 유지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워시가 단기간에 광범위한 정책 변화를 실행하려면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 합의를 먼저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원회 내에서 폭넓은 존경을 받는 파월 의장조차도 지난 12월 3차 연속 금리 인하에 대한 폭넓은 지지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워시가 합의를 도출해내기 쉬울지는 미지수이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베일 하트먼도 연준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충분한 지급준비금 시스템이라는 정책방향을 단기간에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FOMC에 또 다른 대차대조표 축소론자가 합류해 향후 자산 매입이나 재투자 정책을 견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더 나아가 지급준비금을 상당히 축소하려면 연준의 기존 은행 규제 체계 자체도 상당한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연준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의 긴급 대응부터 코로나19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시장 안정과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미국 국채 및 기타 채권을 매입하며 유동성을 풀어왔다.

이는 은행 시스템에 충분한 현금이 흐르게 해서 은행들이 유동성 요건을 충족하고 연준에서 차입할 필요 없이 지급 결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만약 다시 지급준비금을 줄이는 환경으로 되돌아가면 은행의 초과인출이 발생하고, 이는 다시 차입 증가와 연준 대차대조표 규모의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클레이즈의 전략가인 사무엘 얼 과 데미 후는 워시가 대차대조표 축소를 목표로 한다면, 매달 국채 매입을 중단하고 자금 조달 비용을 상승시켜 연준의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를 벗어나도록 허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선택지는 연준의 국채 포트폴리오 구성을 조정해 장기 부채보다는 단기 국채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연준 대차대조표의 가중평균 만기는 9년이 넘는 반면, 재무부 일반계정, 지급준비금, 외화 등 부채의 평균 만기는 약 6년이다.

어떤 경우든 시장은 몸을 사리고 있다. TD 증권의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인 게나디 골드버그는 “워시가 자신의 견해를 좀 더 명확히 밝힐 때까지는 시장은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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