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 박수홍씨의 형제 배임 사건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은 결정타는 '법인카드 사용내역'이었다. 법무법인 세종은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가 지난해 12월 19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박씨를 대리해 친형의 형량을 대폭 높이고, 1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형수에 대해서도 유죄를 이끌어냈다. 수년간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피고인 측 주장의 모순점을 집요하게 파고든 것이 승소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세종 측은 수년간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낱낱이 분석해 반격에 나섰다. 결제 장소와 항목, 공휴일 사용 여부까지 세밀하게 정리한 결과, 이씨가 순전히 개인 용도로 법인카드를 사용한 정황을 포착했다. 특히 남편인 친형 박씨가 구속된 이후에도 이씨의 법인카드 사용이 계속된 점을 부각시켰다.
또한 별건 가처분 사건에서 이씨가 "법인 업무를 위해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던 점과 본 사건에서의 주장이 모순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세종 측은 "부부 사이에서 이뤄진 공모인 만큼 일부 사용 내역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전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수 이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법인 공동대표이사로서 직접 법인카드를 관리했고, 남편과 경제적 공동생활을 하며 법인카드를 함께 사용했다면 범행 전부에 공모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자녀 교육비, 놀이공원, 키즈카페, 피트니스센터 이용권 등을 법인카드로 구매하고, 상품권으로 바꿔 생활비로 사용한 점", "피해 회복 노력 없이 오히려 피해자를 공격한 점" 등을 엄중한 양형 사유로 꼽았다.
이번 판결은 가족 간 범죄라도 신뢰를 악용한 배임 행위에는 엄벌이 내려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사건을 대리한 하태헌 세종 변호사는 "사실관계가 복잡하고 방대한 자료가 존재하는 사건일수록 쟁점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상대방 주장의 모순을 찾아내는 변호인의 역량이 승패를 좌우한다"며 "이번 사건은 항소심 변론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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