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강남패치' 사건 이후 잠잠해졌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신상 폭로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10월 메타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를 주축으로 활동한 이른바 '강남주', '표검사'가 논란이 된 이후, 최근까지도 신상 정보 공개와 함께 게시물 삭제를 대가로 코인을 요구했다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3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강남주', '표검사' 유사 SNS 계정들은 일반인이나 연예인의 사진과 이름, 개인정보를 게시한 뒤 피해자가 항의하거나 삭제를 요청할 경우 "금전을 보내면 글을 내리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한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A씨는 지인의 신고로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의 사진과 실명이 포함된 게시물이 올라온 것을 발견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A씨의 얼굴 사진과 함께 사실과 전혀 무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A씨가 항의 메시지를 보내자 계정 운영자는 "일정 금액을 보내면 게시글을 삭제하겠다"며 금전을 요구했다. 이후 A씨가 강경 대응을 시사하자 계정 운영자는 계정을 삭제한 후 잠적했다.
이처럼 이들은 피해자의 신상 정보를 '불법', '마약', '성매매' 등 자극적인 키워드와 함께 노출시키고, 허위 의혹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묘사한 게시글을 올린다. 이후 해당 게시물을 발견한 피해자가 삭제를 요청하면 금전을 요구하는 식이다.
일부 피해자들은 현금이 아닌 가상자산(암호화폐, 코인)으로 금전을 요구받았고, 실제 송금 이후 게시물이 삭제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같은 방식은 과거 '강남패치' 사건과 유사하다. 다만 강남패치가 주로 유흥업 종사자 관련 폭로에 집중됐던 반면, 강남주·표검사를 비롯한 최근의 SNS 신상 폭로는 유흥업과 무관한 일반인이나 연예인이 타깃이 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피해자들은 존재하지도 않은 사실로 허위 폭로를 당하지만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극히 제한적이다. 플랫폼에서 계정주를 특정해주지 않아 법적 대응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게시글을 신고하고 메타 측에서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거나 계정을 차단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신고한 계정이 폐쇄되더라도 유사 계정이 다시 등장해 피해자가 송금을 하기 전까지 반복적으로 공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 책임론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정책상 명예훼손, 협박, 개인정보 침해를 금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러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비판이다. 메타가 허위 사실 유포와 신상 폭로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피해자들은 본인과 무관한 허위 사실로 사회적 평판이 훼손되고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SNS 일탈로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성, 해외 서버, 가상자산 결제가 결합된 구조 속에서 플랫폼의 관리 부실이 피해 확산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SNS 플랫폼이 사용자들의 채팅 내역 등 모든 정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관리가 힘든 것은 맞다"라면서도 "범죄 사실이 확인된 계정에 한해서는 강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및 수사기관을 대상으로 범죄 연관 지갑 추적 솔루션 '트랜사이트'를 운영하는 김영석 보난자팩토리 대표는 "갈수록 증가하는 가상자산 활용 범죄가 SNS 플랫폼을 이용한 범죄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범죄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플랫폼사의 적극적인 차단 노력과 수사기관과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욱 블루밍비트 기자 wook9629@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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