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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의 현주소
소득이 발생하면 세금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그런데 현재 개인의 가상자산(비트코인 등) 양도차익은 과세가 유예되어 있으며 2027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인 과세가 시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가 가상자산 거래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더라도 현 시점에서는 과세되지 않는다.반면 내국법인의 가상자산 양도차익은 이미 법인세 과세대상이다. 동일한 경제적 이익임에도 개인은 과세가 유예되고 법인은 즉시 과세되는 이유는, (개인)소득세법과 법인(소득)세법이 기초하고 있는 ‘소득 개념’의 차이에서 연유한다.
소득 개념의 두 축: 소득원천설 vs. 순자산증가설
소득원천설(제한적 소득개념)은, 계속적·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수입의 원천(源泉)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소득으로 인정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르면 일시적·우발적 이익(예: 길에서 우연히 주운 금괴)은 소득에서 제외된다.반면 순자산증가설(포괄적 소득개념)은, 이득 발생의 원인이나 성격을 불문하고 일정 기간 동안 순자산이 증가했다면 그 증가분을 모두 소득으로 포착한다. 일시적·우발적 이익은 물론, 반복성 없는 자본이득, 나아가 위법소득(횡령금이나 뇌물수수액, 민사상 무효 또는 취소되는 거래로 인한 이익, 무허가 영업을 통해 얻은 이익 등)까지도 소득 개념에 포섭된다.
소득세법(소득원천설), 거주자의 가상자산소득에 대해 2027년 1월 1일부터 과세
소득세법은 소득의 개념을 명시적으로 정의하지 않고 있다. 다만 거주자(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둔 개인)의 소득 원천과 성질을 따져 9가지 유형으로 열거하고, 법에서 규정한 소득만 과세대상으로 삼는 구조를 취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소득원천설에 기초한 체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일시적·우발적 이익도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거나, 소득 유형별로 “이와 유사한 소득”과 같은 포괄 규정을 두는 등 본래적 의미의 소득원천설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는 않다.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하여 발생하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연 250만 원 초과분에 대해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로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규정의 시행 시점이 2027년 1월 1일로 유예되어 있어 그 이전에는 거주자의 가상자산소득을 과세할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법인세법(순자산증가설), 내국법인의 가상자산소득은 현재도 과세대상
법인세법 역시 소득 개념을 명문으로 정의하지 않지만, 법인의 순자산 증가분을 과세 기준으로 삼고 있어 순자산증가설에 입각하고 있다.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 소득은 ‘익금 총액 - 손금 총액’으로 산정되는데, 익금은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으로, 손금은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거래로 인한 비용’으로 포괄적으로 정의되어 있다. 이러한 포괄적 소득 개념을 전제로, 자본거래로 인한 손익이나 법률상 특별히 제외하기로 한 항목만 예외적으로 소득 계산에서 제외하는 구조를 취한다.따라서 법인세법이 내국법인의 가상자산소득을 명시적인 과세대상으로 열거하지 않더라도, 가상자산 양도로 인해 법인의 순자산이 증가하면 과세대상에 해당한다. 다만 현실적인 금융규제의 제약은 존재한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2월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을 확정하여, 비영리법인 및 가상자산거래소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가상자산 거래를 위한 법인 명의 계좌 개설을 제한하고 있다.
비거주자·외국법인의 국내원천 가상자산소득,
2027년 1월 1일부터 과세 예정이나 실제 과세 집행 가능성은 따져보아야
국내사업장이 없는 비거주자·외국법인에 대한 과세는, 소득원천설과 유사하게 법에서 열거하고 있는 국내원천소득에 대해서만 이루어진다.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은 비거주자·외국법인의 국내원천 가상자산소득을 국내원천 기타소득으로 정하고 있으나, 거주자와 동일하게 2027년 1월 1일 이후부터 과세하도록 하여 그 시행을 유예하고 있다.2027년 1월 1일부터 과세 예정이나 실제 과세 집행 가능성은 따져보아야
다만 시행 이후에도 비거주자·외국법인에 대한 원천과세(원천징수)는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 특성상 ‘국내원천’의 판단 기준이 쟁점이 될 수 있고, 조세조약에 따라 우리나라가 아닌 거주지국(상대국)에 과세권이 우선 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세 역량 강화 흐름 속, 사전 점검과 선제적 대응 필요
가상자산 과세 규정은 2020년 도입 이후 투자자 반발과 과세 인프라 미비 등을 이유로 세 차례(2023년 → 2025년 → 2027년) 시행이 유예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과세 인프라가 빠르게 정비되고 있어 추가 유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OECD가 주도하여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48개국이 참여하는 「OECD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 Crypto-Asset Reporting Framework)」 이행을 위해, 한국 역시 이행규정을 마련하고 2026년부터 본격적인 정보 수집에 착수하였다. 정보 수집 후 2027년부터는 가입국 간 자동적인 정보 교환이 개시될 예정이다. 아울러 국세청은 가상자산 탈세 대응을 위해 ‘디지털자산총괄과(가칭)’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해외가상자산계좌를 포함하여 해외금융계좌 내 금융자산이 5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는 이미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가 부과되고 있다는 점도 유의하여야 한다.
개인 투자자와 법인은 거래 이력의 체계적 관리, 취득가액 및 거래증빙 확보, 해외계좌 신고의무 해당 여부 점검 등 선제적 대응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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