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중간간부 인사 이후 사의를 밝히는 검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둔 사실상 마지막 인사에서 좌천된 검사들을 시작으로, 전문성을 갖춘 검사들까지 검찰을 떠나면서 업무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좌천된 고위 검사들 줄사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현아 수원지방검찰청 1차장검사(사법연수원 33기)는 지난달 3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를 올렸다. 김 차장검사는 "20여 년간 검사로 품어주신 검찰과 국가에 감사한다"며 "과분한 사랑과 큰 혜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남아 계신 분들께 함께 지던 짐을 손 놓아버리는 것 같아 송구스럽고 미안하다"고 덧붙였다.김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9부,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차장검사, 법무부 형사사법공통시스템운영단장 등을 역임했다. 작년 8월 수원지검 1차장으로 부임했고, 같은 해 12월엔 검사장 직무대리를 맡기도 했다. 수원지검의 '집단 퇴정 사태' 당시 지휘부였던 그는 이번 인사에서 한직으로 분류되는 대전고등검찰청 검사로 발령받았다.
장재완 대검찰청 반부패기획관(34기)도 같은 날 사직 의사를 밝혔다. 그는 "29일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지금의 날씨처럼 춥고 혹독한 시기에 미약한 손이나마 무거운 짐을 함께 들어드리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아마 '미래의 검찰'은 그 명칭이나 조직이 어떻게 바뀌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검찰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장 기획관은 대검 감찰부 감찰2·3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 등을 지냈고, 작년 8월 대검 반부패기획관으로 임명됐다. 같은 해 9월에는 고(故) 이재석 경사 순직 사건 수사팀장을 맡아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영흥파출소장을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대구고등검찰청 검사로 이동됐다.
전문성 갖춘 검사들도 탈(脫) 검찰
검찰과 법무부에서 전문분야 경험을 갖춘 검사들의 사직도 이어지고 있다. 이경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형사6부(공공수사·반부패) 부장검사(38기)는 지난 2일 사직 인사를 올리고 "막상 사직을 결심하니 가슴이 먹먹하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앞으로 어느 자리에서 무엇을 하든 평생 검찰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이 부장검사는 검찰 내에서 중대재해 수사 경력을 두루 쌓았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기업·노동범죄)와 대검찰청 공공수사부 검찰연구관을 지냈고, 최근에는 대검 노동분야 공인전문검사(2급 블루벨트) 인증을 받기도 했다.
'국제통'으로 꼽히는 김태형 대전지검 천안지청 차장검사(35기)도 내부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인천지검 국제범죄수사부장과 법무부 국제법무과장, 국제법무정책과장, 국제형사과장과 형사기획과장을 거쳤다. 김 차장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발령받았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장에 보임된 임선화 대검 형사선임연구관(34기)도 사의를 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공소청 전환까지 검찰의 역할이 불분명하다고 생각하는 검사들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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