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붐이 이끈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연일 주가를 밀어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이익 성장세가 내년까지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11.37% 급등한 16만7500원으로 역대 최고가로 마감했다. 이날 일간 상승률은 지난 2008년 10월30일(13.05%) 이후 17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가총액 역시 이날 하루 동안에만 100조원 넘게 불어나 990조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이날 9.28% 오른 90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케빈 워시 쇼크'로 83만원까지 밀렸으나 하루 만에 '90만닉스'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30일 장중 기록한 최고가 93만1000원에 근접해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이날 삼성전자 주식을 6685억원과 580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SK하이닉스는 기관이 8342억원어치를 담았다.
이들 주가가 폭등하자 개인투자자들은 환호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서 투자자들은 "오늘 3500만원 이익 봤어요" "삼성전자에 물린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네요" "주가가 20만원까지도 갈 것 같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도체 공급난에 메모리 가격이 치솟자 이들 기업의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반도체 저승사자'로 통하는 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30일 '메모리, 더블업'이란 보고서를 통해 "내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21만원과 110만원으로 상향했다.
모건스탠리는 "전체 메모리 반도체 물량은 내년까지 이미 완판됐다"며 "올 1분기 D램 계약 가격은 70~100% 급등할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17조원과 225조원으로 제시됐다.
다른 외국계 IB인 JP모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각각 24만원과 125만원으로 올렸고 홍콩계 IB인 CLSA 역시 이들의 목표가를 각각 26만원과 125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골드만삭스와 맥쿼리는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각각 120만원과 140만원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목표가 24만7000원을 제시한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다올투자증권(16만원→24만5000원) IBK투자증권(18만원→24만원) 신한투자증권(17만3000원→23만원) 등이 상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목표가 140만원을 제시한 KB증권을 포함해 미래에셋증권(95만6000원→137만원)과 삼성증권(95만원→130만원) 등이 재조정에 나섰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현재 가장 강한 수요는 서버용 D램"이라며 "엔비디아의 중앙처리장치(CPU)는 신모델마다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5X(LPDDR5X)의 탑재량이 두 배씩 늘고 있으며 키밸류 캐시(KV Cache) 오프로딩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로 트리플레벨셀(TLC)의 쿼드레벨셀(QLC) 대비 가격 프리미엄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두 전통적으로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이는 응용"이라며 "최대 생산능력(CAPA)의 강점이 발휘될 시점"이라고 부연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D램 가격의 상승 레버리지가 확인되고 있다"며 "여전히 이익 상향 속도가 주가 상승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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