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객 수요 증가가 항공사의 영업이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항공기 인도 시점이 늦어지면서 낡은 항공기 정비와 연료비 등으로 110억달러를 썼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신규 항공기를 넘겨받으면 안 써도 될 돈이다. 신형 항공기가 늦게 들어오면 항공사는 유지비가 많이 드는 노후 비행기를 써야 한다. 노후 항공기에 장착된 엔진을 정비하는 동안 예비 엔진을 빌려 쓰거나 제작 지연에 대비해 더 많은 부품을 쌓아두는 비용(관리비)도 발생한다. IATA는 “손실액의 3분의 2(약 73억달러·10조5000억원)는 노후 항공기 운영 연장에 따른 연료비 및 정비비 증가에서 발생했다”며 “항공사들이 평균보다 2년 더 오래된 기재를 억지로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항공기 도입이 늦어지는 건 코로나19 당시 무너진 공급망이 회복되지 못한 탓이다. 당시 보잉과 에어버스를 비롯해 부품사들이 공장 문을 닫아 상당수 숙련 근로자가 빠져나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항공기의 필수 원자재인 티타늄과 니켈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도 영향을 미쳤다.
IATA는 올해 여객 수요가 4.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항공사들의 순이익률은 지난해와 동일한 3.9%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업계 역사상 최고 호황기였던 2015년 이익률(5.0%)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올해 승객 1인당 순이익은 지난해에 이어 7.9달러(1만1000원)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순이익률 2.3%, 승객 1인당 이익 3달러(4300원) 수준으로 글로벌 평균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항공업계 역시 영향권에 놓여 있다. 대한항공은 연내 보잉 항공기 30대를 들여오기로 했지만, 최근 도입 시점을 2027년으로 늦췄다. 여객기 40대를 보잉에서 2027년까지 받기로 한 제주항공도 2029년에나 인도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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