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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상자산거래소 '소유 제한' 우려 크다

입력 2026-02-03 17:42   수정 2026-02-04 00:07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이 제도 전환의 분기점에 서 있다. 토큰증권(STO) 법안 통과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발행, 디지털자산공개(ICO) 허용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기본법 논의가 본격화하면서다. 그동안 제도권 밖에 머물던 디지털자산 금융이 새로운 규율 체계 안으로 편입을 앞두고 있다. 디지털자산은 이제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금융산업의 구조와 경쟁 구도를 재편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환경은 이미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이른바 ‘크립토 3법’과 행정명령을 통해 달러 중심의 금융 질서를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모습이다.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은 규제를 단순한 통제 수단이 아니라 자국 디지털자산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적 정책 도구로 활용 중이다.

이런 흐름과 비교할 때 최근 논의되는 국내 디지털자산거래소 소유 지분 제한 규제는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디지털자산 거래소는 단순 중개기관을 넘어 결제, 보관, 온체인 서비스, 토큰화 인프라로 확장되는 핵심 금융 허브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고 글로벌 선점 효과가 중요한 산업일수록 명확한 책임 주체와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는 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해외 사례는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바이낸스는 창업자 중심의 강한 오너십 아래 거래소를 넘어 결제와 실물자산 토큰화 영역으로 확장했다. 코인베이스 역시 상장 이전에 형성된 창업자 중심의 장기 비전과 책임 구조를 바탕으로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축과 온체인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두 사례는 책임 있는 리더십이 혁신과 장기 투자의 토대라는 점을 시사한다.

물론 금융당국의 우려도 이해할 만하다. 특정 개인이나 소수 주주의 영향력이 집중되면 내부 통제 실패나 이해 상충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이용자 보호의 핵심은 지분율 자체가 아니라 투명한 공시, 고객 자산 분리 보관, 자본 적정성, 내부 통제와 책임 귀속이 실제로 작동하느냐다. 소유 구조를 일률적으로 제한해 책임을 분산시키는 방식은 오히려 전략 실행력과 혁신 투자를 약화시킬 수 있다.

디지털자산 산업은 자본과 인재, 이용자가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경쟁 시장이다. 국내 거래소가 자율성과 유연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기술과 인재는 해외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이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금융 인프라의 주도권을 상실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소유 구조에 대한 획일적 제한이 아니라 책임 있는 리더십을 전제로 한 자율성과 강력한 이용자 보호 장치를 함께 구현하는 제도 설계다. 디지털자산산업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보다 정교한 정책 판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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