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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美·中에 각개격파 당할 것"

입력 2026-02-03 17:16   수정 2026-02-04 01:16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미국과 중국의 위협에 맞서 유럽연합(EU)이 연방제로 가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유럽이 미·중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과 같은 연방제 모델로 가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드라기 전 총재는 2일(현지시간) 벨기에 루벤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한 연설에서 “개별 회원국의 거부권이 존재하는 연합체 모델은 강한 권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며 “유럽은 느슨한 연합체에서 연방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 회원국은 (미국과 중국에) 하나씩 각개 격파당할 정도로 취약하다”며 “유럽이 무역, 경쟁, 단일시장, 통화정책 등 여러 분야에서 연방화를 이루면 우리는 하나의 강대국으로 존중받고 하나의 국가로서 협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과 중국 사이에 갇힌 여러 나라 중 유럽만이 진정한 강대국이 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다른 나라의 우선순위에 좌우되는 거대한 시장으로 남을 것인지, 하나의 강대국이 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유럽은 영토적 이익까지 위협하는 미국과 세계 공급망 장악을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중국 사이에 끼어 있다고 진단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유럽 통합을 지향하는 대표적 인사다. 2011∼2019년 ECB 총재, 2021∼2022년 이탈리아 총리를 지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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