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은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때 등장했던 인물이다. 라임 사태 주범 중 한 명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징역 30년)에게 스탠다드자산운용(옛 JS자산운용)을 매각한 게 오 회장이다. 2019년 일이다. 이 운용사는 김 회장 손에 들어가자마자 15억원 횡령 사고가 터져 문을 닫았다. 옵티머스 사기 사건을 취재했을 때 입수한 사내 전화 녹취 파일에도 오 회장 이름이 나왔다.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징역 43년)는 양호 옵티머스 회장이 오 회장의 평판을 묻자 “자금 동원력이 있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했다. 오 회장이 변호사 생활을 접고 부동산신탁사인 무궁화신탁을 인수한 뒤 현대자산운용 케이리츠투자운용 등 금융회사를 쓸어 담던 때다.모두 금융권 화이트칼라가 주도했다. 애널리스트 출신인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징역 20년)은 조작된 수익률을 미끼로 헤지펀드를 공모펀드처럼 팔아 ‘폰지’(다단계 금융사기) 수법으로 세를 불렸다. 옵티머스 펀드는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여 돈을 모았다. 비슷한 시기에 변호사 출신인 오 회장은 무궁화신탁을 중심으로 금융사를 인수한 뒤 수많은 기업과 복잡한 자금 거래를 통해 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자금을 돌리기 쉬운 중소형 금융사를 활용한 무자본 인수합병(M&A)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자금 원천은 다르지만 금융사를 활용해 ‘봉이 김선달’ 식으로 거대한 왕국을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코스닥시장 한계기업과 온갖 부동산으로 자금을 돌렸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그들만의 ‘짬짜미 거래’도 어김없다. 라임 일당이 코스닥 작전 세력과 전환사채(CB)를 활용해 나눠 먹기 거래에 집중한 반면, 오 회장은 무궁화신탁을 앞세워 증권사, 사모펀드(PEF), 공제회 등 중소 금융사와 은밀한 거래를 많이 했다. 비상장사인 무궁화신탁을 담보로 오 회장에게 1359억원을 빌려줬다가 부실을 키운 SK증권이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 지인도 나온다. 라임 때는 김봉현 회장의 고향 친구이자 금감원에서 청와대로 파견 중이던 김모 행정관(징역 3년)이 역할을 했다. 무궁화신탁 때는 오 회장의 고등학교 친구인 임모 금감원 상호금융검사국장이 힘을 보탰다.
무궁화신탁 사태는 한국 금융사의 내부 통제가 얼마나 엉망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금감원은 재작년 무궁화신탁 경영개선 명령 조치를 내리면서 회사 상황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봤다. 하지만 이번에도 무궁화신탁 스캔들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 금감원이 인지수사권을 요구하기 전에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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