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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요지부동 상속세율에 납부 기간이라도 늘려달라는 경제계 호소

입력 2026-02-03 17:25   수정 2026-02-04 00:09

정치적 이유로 당장 상속세율을 낮추기 어렵다면 지나치게 엄격한 납부 방식이라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경제계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어제 내놓은 연구보고서에서 과도한 상속세가 기업 승계를 어렵게 하고 자본 축적을 저해하며 부유층 해외 유출을 초래하는 만큼 현실적인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여당 주도로 진행되던 상속세 완화 논의가 보류됐지만 여러 사회적 부작용을 생각하면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초부유층이 납부하던 상속세는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중산층을 겨냥한 세금으로 변하고 있다. 과세 대상이 2002년 1661명에서 2024년 2만1193명으로 13배 급증했고 세수 규모도 9조6400억원 규모로 불어났다. 상속세 체계가 2000년 이후 26년째 근본적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된 탓이다. 최고세율 50%에 대주주 할증세율(20%)을 반영하면 최대 60%인 상속세율 조정은 차치하고 유산 총액을 누진세율로 일괄 과세하는 유산세 방식을 개별 취득 재산만큼 세금을 내는 유산취득세로 바꾸려던 계획조차 답보 상태다.

경제계가 요청하는 내용은 간명하다. 현재 10년인 상속세 일반재산 연부연납 기간을 20년으로 늘리거나 5년 거치, 5년 분납을 도입하고, 비상장 주식에만 허용된 현물납부를 상장주식으로 넓히며, 주식 가치 평가 기간을 상속 개시 전후 각 2개월에서 2~3년으로 확대해달라는 것이다. ‘부자 감세’라는 정치적 주장에 밀려 큰 틀의 제도 개편이 어렵다면 납세자 편의라도 제고해달라는 것이다.

과도한 상속세 부담 탓에 해외로 떠난 부유층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나라가 한국이다. 우리나라 고액 자산가의 해외 순유출(헨리&파트너스 자료)은 2024년 1200명에서 지난해 2400명으로 급증해 영국 중국 인도 다음으로 많았다. ‘부자 증세’ 구호가 당장은 솔깃할 수 있지만 세금이 무서워 부유층이 떠나는 나라에 미래가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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