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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컬렉션' 갈라 참석 한국전 참전용사…"기억해 줘서 고맙다"

입력 2026-02-07 07:00   수정 2026-02-07 08:01


지난달 28일 삼성그룹이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AIB)에서 개최한 ‘이건희 컬렉션’ 갈라 행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이들의 기여를 치하했다.

이날 참석한 용사는 러디 미킨스 시니어, 존 베이커, 새뮤얼 울콕, 제임스 로널드 트웬티 총 4명이었다. 모두 미국 메릴랜드주 헤이거스 타운에 있는 앤티텀312지부 소속으로 워싱턴DC 보훈요양원에 머물고 있다.

이들이 삼성과 연결된 계기는 주미대한민국대사관에서 군수무관으로 근무하다 작년 7월 전역한 김용선 대령과의 인연이다. 김 대령은 여러 차례 해외 근무 과정에서 각지의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만남을 이어갔고, 워싱턴DC 근무 당시에도 이들과 교류했다. 미킨스 씨 등은 그가 전역할 때 송별회를 베풀어주는 등 깊은 관계를 유지했다.

이후 김 대령은 당초 작년 11월에 예정되었던 이건희 컬렉션 갈라 행사 소식을 듣고 삼성그룹 측과 참전용사 참석 가능성을 타진했고, 삼성 측에서도 직접 보훈요양원을 방문해 용사들에게 참석을 요청했다.

김 대령에 따르면 4명의 용사들은 각기 사연이 깊다. 특히 이 회장과의 사진에 등장하는 미킨스 씨는 1950년 1월 해병대에 입대한 지 1년 만에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돼 서울 탈환 작전에 참여했다. 그는 또 한국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꼽히는 ‘장진호 전투’ 생존자이기도 하다. 흥남부두 철수 과정에도 참여했으며, 당시 배고픈 한국 어린이가 쌀자루에 직접 그려 선물한 태극기를 지금까지도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트웬티 씨는 한국전 종전 직후인 1955년부터 1957년까지 한국에서 근무하며 전후 한국을 관리했다. 육군의 보병 전투 작전 전문가로 파주 문산 인근에서 근무하며 지뢰밭을 도표화하고 부대의 이동 경로를 계획했다. 그는 원자포의 북한 내 타격 목표지점을 설정하는 임무도 맡았다. 당시에는 극비사항이었지만 2011년 기밀이 해제돼 세간에 알려졌다.

울콕 씨는 1950년대 초반 한국전 기간에 미 해군으로 참전했다. 한반도 인근에서 진행된 해상 작전에 참여했으며 현재 앤티텀 312 지부의 군종목사로서 각종 추모 행사에서 참전 용사들을 위한 기도를 주관하고 있다. 베이커 씨도 한국전 기간에 육군 포병으로서 지상전투 및 지원 임무를 수행했던 인물이다. 그는 최근 게티즈버그 등 주요 기념지에서 전사자들을 기념하는 나팔 연주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갈라 행사 후 참석용사들은 “기억해 주어 고맙다”면서 “오늘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할 것”이라고 김 대령에게 말했다.

미킨스 씨의 딸 일레인 우드 씨는 “아버지가 지난 며칠간의 기억을 떠올리며 웃고 즐거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제는 군복을 벗고 한미 양국 정부와 기업 간 커뮤니케이션 지원 역할을 맡게 된 김 대령은 “중요한 행사에서 한미동맹의 근간인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의미를 더하는 데 기여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라면서 “앞으로도 한미 간의 가교 역할을 꾸준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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