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로 갈등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돌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 감정의 골이 깊어지며 '알박기' '숙주' 등 격한 표현까지 오가는 상황이 됐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4일 최고위원회의 발언에서 "특정 유튜브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우리 민주당을 조국 대표 대통령 만들기의 수단으로 여기는 듯한 발언이 나오고 있다"며 "괴이한 상황에 지도부가 책임감을 깊게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대권 놀이'에 민주당을 숙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 차기 '알박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당대표께서도 이에 대해 답을 주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난 뒤 황명선 최고위원은 "대표님"이라며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부른 뒤, "합당 논의를 멈추는 대표님의 결단을 촉구합니다"라고 작심한 듯 말했다. 통상 비공개 최고위가 끝난 뒤 열리는 공개 최고위에선 주요 현안에 대해 각자 준비한 문구를 읽을 뿐, 동석자를 거론하는 일은 드물다. 이례적으로 정 대표를 부른 황 최고위원은 "대표님께선 이미 문제의식과 추진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셨다"며 "결자해지의 자세로 합당 논의를 멈추는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지금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며 "지방선거 이후 소나무당까지 합쳐 합당 논의를 진행할 것을 제안한다"고 거들었다.
이른바 '반청계(반정청래계) 3인방'의 직격에 '친청계(친정청래계)'도 맞불을 놨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서로 뭉쳐보자고 하는데 지금은 안돼, 미리 얘기 안 했으니 안 된다는 경우가 도대체 어디에 있냐"라며 "가치는 말하지 않으며 절차 문제만 제기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2일 최고위에서 벌어진 충돌 사태에서 강력한 발언을 내놓은 친청계 문정복 최고위원은 이날 말을 아꼈다. 문 최고위원은 당시 반청계 최고위원들이 날 선 비판을 쏟아내자,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공개 자리에서 당대표에게 모진 말을 했던 사람들을 기억하라"며 "그 사람들은 모두 당원이 심판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날 반청계 최고위원들의 지적에 정 대표는 지론인 '당원 주권주의'를 강조하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정 대표는 "합당 여부는 전당대회나 중앙위원회 직전에 전당원 투표로 결정하게 돼 있다"며 "그런 과정 전이라도 전당원 여론조사를 한번 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진로를 정하는 데 당원들에게 의원만큼 동등한 발언권과 토론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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