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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원 렌터카' 도입했더니…日 공항 살린 놀라운 '반전' [트래블톡]

입력 2026-02-05 06:30   수정 2026-02-05 06:57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지방공항을 되살릴 열쇠는 단순히 비행기를 띄우는 게 아닌 '도착 이후 설계'라는 분석이 나왔다. 방한 외국인이 공항에서 내려 지역으로 이동하고 머물며 소비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완결된 여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적자 늪 빠진 지방공항, 아웃바운드 터미널 벗어나야"

5일 업계와 공공기관 자료를 종합하면 국내 공항 14곳(무안 공항 제외) 가운데 최근 3년(2023~2025년) 연속 흑자(영업이익 기준)를 기록한 곳은 인천·김포·제주·김해공항 등 4곳에 그친다. 2024년 흑자로 전환한 뒤 2025년까지 흑자를 유지한 공항도 대구와 청주 두 곳뿐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공항이 내국인이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수요 처리에만 급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외국 항공사가 지방공항에 취항하려 해도 수익성 높은 황금 시간대 슬롯은 내국인 수요를 겨냥한 국적기들이 선점하면서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아웃바운드 수요에 인바운드 관광객이 들어올 수 없는 구조가 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이 지방으로 가려면 김포공항으로 이동해 국내선을 타거나 장시간 육상교통에 의존해야 하는 '단절된 여정' 구조다. 인천공항과 지방공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외국인이 지방 방문을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분석이다.
"日 사가공항, 1000엔 렌터카로 관광객 2배 끌어"

야놀자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일본의 지방공항 활성화 성공 사례를 분석하며 해법을 제시했다. 일본은 2017년 27개 지방공항을 '방일유객지원공항'으로 지정하고 국제선 착륙료 50% 이상 감면, 공항 수용태세 정비 등을 지원했다.

실제 성과를 만든 건 착륙료 감면보다 다른 데 있었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최우수 등급(S등급)을 준 공항의 공통점은 도착 이후 전략이었다. 규슈 사가공항은 공항-도심 직행버스를 신설하고 1일 1000엔(약 9000원) 렌터카를 도입해 관광객의 최대 불만인 이동 불편을 해소했다. 그 결과 사업 시행 2년 만에 외국인 입국객이 2배로 늘었다.

시코쿠 마쓰야마공항은 더 전략적이었다. 지방자치단체가 해외 저비용 항공사(LCC)와 위험분담 협약을 맺고 탑승률이 70% 미만이면 손실을 보전했다. 동시에 지역관광추진조직(DMO)이 현지 마케팅과 여행상품 개발을 병행했다. 실제 탑승률은 85%를 기록하며 보전금 없이 노선이 정착됐고 2024년 외국인 숙박일 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약 200% 급증했다.

서대철 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은 "일본의 방일유객지원공항 제도는 '마중물'이었을 뿐, 실제 성과는 그 이후 단계에서 만들어 졌다"며 "지자체가 주체적으로 교통편 정비, 체류 동선 설계 등 노선 취항 이후의 완결된 여행 경험을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역 소멸 막는 열쇠는 소비 인구…공항이 그 앵커"
야놀자리서치는 지방공항 활성화를 단순한 인프라 문제가 아니라 '지역 소멸 대응의 핵심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구감소 시대에 인바운드 관광객은 '소비 인구'를 늘리는 가장 빠른 수단이고, 이들이 전국을 누빌 때 수도권 편중을 완화하고 지역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가 제시한 해법은 세 가지다. △대구 공항 등 여유가 있는 지방공항의 슬롯을 외항사 유치를 위한 전략 자원으로 활용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매칭 펀드 방식을 통해 정책 목표에 대한 공동 책임 구조 확립 △인천공항(관문)과 지방공항(거점)을 잇는 유기적 환승 네트워크 구축 등이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현재 한국 항공시장은 국적기 중심의 아웃바운드 수요에 편중돼 있어 인바운드 확대를 위한 외항사 유치에 구조적인 제약이 크다"며 "외항사에 매력적인 슬롯을 우선 배정하는 등 과감한 정책적 인센티브가 필요하고, 지자체는 공항을 지역 소멸을 막는 경제 앵커로 인식하고 DMO와 협력해 실제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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