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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물량 늘리려 '토허제' 족쇄 푸는 정부

입력 2026-02-04 17:04   수정 2026-02-04 23:55

정부가 다주택자 매물을 늘리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세입자 퇴거 시점’까지 매수자의 실거주 시한을 늦춰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주택자의 ‘퇴로’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다. 일각에서는 정상적인 거래를 막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의 문제점을 시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면서 잔금일이 아니라 계약일로 매도 가능 기한을 연장해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에서 새롭게 조정대상지역이 된 지역은 잔금일을 ‘계약 후 6개월 이내’까지 허용해줄 예정이다.

현행 규정상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매입한 경우 매수자는 거래를 허가받은 날로부터 4개월 안에 잔금을 치르는 동시에 입주해야 한다. 임대차 계약 만료가 4개월보다 더 길게 남은 집은 사실상 매물로 나올 수 없는 구조다. 잔금 기한을 6개월로 연장해 잠재 매물을 늘리려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규정한 입주 시한도 함께 조정해야 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신규 규제지역에만 토지거래허가 주택 매수 때 입주 시한을 4개월이 아니라 6개월로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기존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실거주를 더 늦추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 경우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이 6개월~1년 남은 다주택자 매물도 시장에 나올 수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거주 중인 세입자의 임대 기간까지는 토지거래허가 규제를 예외로 두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강제 실거주 원칙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4개월 입주 규정은 시장의 임대차 관행과 임대차법의 제약 등을 고려하지 않아 정상적 거래까지 막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장했던 투기 기준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것”이라며 “원칙이 명확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기준을 바꾸면 시장 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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