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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거래시간 연장 놓고 노노갈등…"추가근로 안돼" vs "생존이 먼저"

입력 2026-02-04 17:12   수정 2026-02-05 00:59

한국거래소의 거래 시간 연장 논의가 ‘노노(勞勞)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는 현업 노동자가 떠안게 될 추가 근로 부담과 촉박한 준비 시간을 이유로 연일 시위에 나서는 반면 거래소 노조는 거래 시간 연장에 사실상 찬성한다고 밝혔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6월 29일부터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30분) 개장 시간 전후로 프리마켓(오전 7~8시)과 애프터마켓(오후 4~8시)을 신규 개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증권업계와 논의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는 ‘24시간 거래 체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거래소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산하 아르카, 나스닥 등이 올해 말까지 24시간 거래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며 “거래 시간을 연장해 글로벌 투자자 유치 경쟁에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거래 시스템을 관리하는 정보기술(IT) 직무 등 증권업종 노동자의 근로 시간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사들도 거래 시간 연장에 따라 늘어나는 노무 문제가 부담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시스템을 재개발해야 하지만 효용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내놓는다. 이창욱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은 “미국은 전 세계 투자자가 집중 투자하는 시장이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며 “거래 시간을 늘려도 국내 유동성이 크게 높아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촉박한 일정도 지적됐다. 시스템 개발과 충분한 테스트를 하기엔 타임라인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이 본부장은 “‘6월 도입’을 얘기하는 건 하루빨리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 뺏긴 점유율을 되찾아야 한다는 거래소의 이해관계 때문”이라며 “충분한 준비 없이 추가 시장을 열었다가 예기치 못한 사고라도 터지면 그 책임은 온전히 증권사에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거래소 노조는 거래 시간 연장에 사실상 찬성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시장 점유율이 급락했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3월 넥스트레이드 출범 후 거래소 직원은 예상치 못한 넥스트레이드의 공격적인 성장세에 크게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8월 넥스트레이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한국거래소 대비 절반(46.9%)에 육박했다. 넥스트레이드의 6개월 평균 거래량이 거래소의 15%를 넘어선 안 된다는 ‘15% 룰’마저 사라지면 넥스트레이드 점유율이 더 뛸 것이란 불안이 작지 않다.

거래소는 지난해 말 한시적으로 넥스트레이드와 동일한 수준으로 수수료까지 낮췄다. 거래소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존재하지 않으면 노조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최대 40%를 넥스트레이드가 가져가는 상황에서 회사가 먼저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성미/맹진규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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