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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스테이블코인 자금세탁

입력 2026-02-04 17:31   수정 2026-02-05 00:06

지난해 금융당국에 보고된 자금세탁 의심 거래는 130만 건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는 한경 보도(2월 4일자 A1, 5면)다.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이 자금세탁 도구로 활용된 것이 급증 이유로 꼽힌다. 특히 적법 금융회사를 통하지 않은 불법 외환거래인 환치기 규모는 지난 5년간 약 11조5000억원인데, 이 중 83%가 가상자산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텔레그램을 통한 마약 밀매부터 중고차 수출을 이용한 허위 계약서 작성까지 코인 환치기는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

각종 범죄 수익을 양성화하는 자금세탁이 급증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세금 탈루를 비롯해 마약 밀매, 불법 도박, 보이스피싱 등 각종 범죄를 부추길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마약 범죄가 급증한 것은 불법 수익을 적법한 자금으로 쉽게 세탁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해외 거래소에서 국내로 코인을 보내면 즉시 매도해 원화로 출금하는 방식이어서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 금융회사의 의심 거래 신고와 같은 기존 방법만으로는 국경 간 편리한 이동성과 익명성을 갖춘 스테이블코인 범죄를 적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 블록체인상 거래 흐름을 실시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과 같은 첨단 기술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일부 은행이 AI 시스템을 통해 범죄 계좌 식별과 신규 범죄 패턴 감지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이를 더 확산할 필요가 있다.

관련 제도 정비도 시급하다. 10만달러 이상 해외 송금 시 목적을 밝히도록 한 외국환거래법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방안은 2024년부터 추진됐으나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초국가적 성격의 스테이블코인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 공유 등 국제 공조도 필요하다. 앞으로 더 늘어날 스테이블코인 활용 범죄를 차단할 시스템 구축에 정부와 국회 모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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