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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관들도 못 푼 美 관세폭탄, 불확실성 해소 시급하다

입력 2026-02-04 17:31   수정 2026-02-05 00: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한국에 대해 자동차와 상호관세를 15%에서 다시 25%로 올리겠다는 폭탄 발언을 한 이후 우리 외교·통상 수장이 잇달아 미국을 방문했지만, 해법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주에는 잠수함 수주 지원을 위해 캐나다를 방문 중이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다급하게 미국으로 넘어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이틀간 협의하고도 별무소득이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카운터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지도 못했다. 그제는 조현 외교부 장관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대미 투자 이행에 대한 우리 의지를 전달했지만, 미국의 입장 변화를 끌어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재인상을 공식화하는 관보 게재를 협의 중이라고 한다. 관세를 올리는 절차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장관이든 누구든 한국의 ‘말’은 이제 믿지 못하겠으니 ‘행동’으로 보여달라는 요구인 셈이다. 미국 측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야당이 반대하는 다른 법안은 신속히 처리하면서 대미 투자 입법은 지연시키는 데 가장 큰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관세 판결을 지켜보자며 한국이 의도적으로 처리를 늦추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물론 국민의힘이 한·미 관세협상 국회 비준이 먼저라며 상임위원회 법안 심사에 응하지 않는 것도 처리 지연의 한 이유일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껏 자기들이 원하는 법안은 초고속 통과시킨 민주당이 야당 탓을 하는 모습은 옹색하기 그지없다.

미국의 불만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만은 아닐 것이다. 자신들이 공개적으로 반대한 정통망법 개정 강행이나 쿠팡 사태 대응 등도 이번 관세 인상 압박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변덕’이나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무례’를 납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한국을 ‘본보기’ 삼도록 빌미를 준 측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제부터라도 냉정한 대처로 관세 불확실성을 하루빨리 걷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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