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의 K팝이 완성된 아티스트를 해외에 수출하는 단계였다면 2026년의 K콘텐츠는 아티스트를 만들어내는 ‘시스템’ 자체를 수출하며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지인해 애널리스트는 K팝 산업이 과거와 다른 결정적 차이로 ‘글로벌 대체 불가능한 슈퍼 IP의 보유’를 꼽았다. BTS, 블랙핑크, 스트레이키즈 등 전 세계적인 팬덤을 거느린 IP들은 단순히 앨범 판매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이익 실현과 사업 카테고리 확장을 가능케 했다.
그는 “슈퍼 IP를 통한 롱테일 비즈니스가 증명되면서 엔터 산업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견고한 이익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며 이것이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는 핵심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만의 유일무이한 무기로 평가받는 ‘아티스트 트레이닝 시스템’은 이제 국내를 넘어 미국과 일본 등 더 큰 메인스트림 시장으로 이식되고 있다. 과거에 한국인 아티스트를 해외에 보냈다면 이제는 한국의 시스템으로 현지 아티스트를 제작·창조하는 단계까지 발전한 것이다.
지 애널리스트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하이브가 제작한 미국향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를 제시했다. 최근 미국 최고 권위 대중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 무대에 후보로 오느는 등 글로벌 차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캣츠아이는 K팝 시스템의 현지화가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결과물이다.
올해 상반기 엔터 섹터의 최대 모멘텀은 슈퍼 IP들의 컴백이다. 특히 BTS의 월드투어 규모와 티켓 단가, 블랙핑크의 새로운 앨범 및 스트리밍 성과는 산업 전체의 실적 눈높이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여기에 우호적인 한·중 관계 역시 시장의 활력을 더하는 요소다.
다만 엔터 산업 특유의 ‘인적 리스크’는 여전히 경계해야 할 숙명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지 애널리스트는 “아티스트 의존도가 높은 만큼 엔터 산업의 숙명적인 인적 리스크는 변수”라고 덧붙였다.
지 애널리스트가 꼽은 상반기 최선호주는 하이브다. 2026년은 BTS의 전격 컴백과 대규모 월드투어가 예정되어 있으며 캣츠아이 등 저연차 IP들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해다. 특히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Weverse)의 턴어라운드까지 맞물리며 사상 최대 실적 달성과 함께 시장 컨센서스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시장의 관심이 IP 보유사인 엔터사에 집중되어 있다면 플랫폼사인 디어유는 저평가된 ‘히든 챔피언’으로 꼽힌다. 팬덤 플랫폼 ‘버블’을 운영하는 디어유는 2025년 6월 중국 진출 이후 ‘셀온(Sell-on)’ 현상으로 8개월간 주가 조정을 겪었다. 지 애널리스트는 “지속적인 아티스트 IP 입점과 가격 인상, 그리고 점진적으로 확대될 중국 로열티 수익을 감안할 때 확실한 실적 성장이 보장된 상태”라며 지극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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