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탕후루'냐 '마라탕'이냐…두쫀쿠의 미래는?

입력 2026-02-07 06:25   수정 2026-02-07 06:27



약 3년 전인 2023년 초 한국 외식업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창업 아이템은 탕후루였다. 자고 일어나면 거리엔 탕후루를 파는 새 점포가 생겨났고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선 긴 줄을 서야 했다. ‘식후탕’(식후엔 탕후루)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등 ‘신드롬’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탕후루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2024년에는 빠르게 인기가 사그라들었고 관련 업장의 폐업은 급증했다. ‘그 많던 탕후루 가게는 어디 갔나’ 싶을 만큼 현재는 판매점을 찾기 힘들다.

올해는 연초부터 두바이쫀득쿠키, 이른바 ‘두쫀쿠’가 디저트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비디저트 업종’까지 두쫀쿠를 만들어 파는 등 전국이 난리다. SNS에서는 두쫀쿠와 관련된 사진들과 후기가 넘쳐난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와 같은 원재료 가격이 치솟는 등 관련 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이런 두쫀쿠의 미래를 바라보는 전망은 엇갈린다.

과거 수많은 유행 식품의 전성기가 1년 내외로 짧았다는 점에서 두쫀쿠 열풍도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물론 일각에서는 ‘마라탕’처럼 두쫀쿠가 하나의 식품 카테고리를 형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해외도 주목하는 두쫀쿠 열풍

현재 두쫀쿠를 판매하는 곳들은 전국에서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비교적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족발집이나 냉면집 같은 일반 식당뿐 아니라 식품과 전혀 관계없는 점포에서도 이를 구매할 수 있다. 로또 전문점이나 이불집 등에서까지 두쫀쿠를 팔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두쫀쿠를 팔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사람들이 모여들고 매출이 급상승해 ‘자영업자들의 희망’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해외에서도 이런 현상을 주목할 정도다. 예컨대 얼마 전 영국 BBC는 SNS를 통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두바이 초콜릿이 한국에서 최근 두쫀쿠라는 새 디저트로 탄생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두쫀쿠는 정작 두바이에선 판매되지 않는 제품이다. 한국의 한 베이커리에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주된 관심사는 이런 두쫀쿠의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다. 식품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전반적으로는 두쫀쿠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는 의견들이 주를 이룬다.

시장 상황이 과거 짧았던 여러 디저트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 탕후루뿐만이 아니다. 대왕 카스테라, 벌집 아이스크림, 핫도그, 흑당 버블티 등 과거 큰 인기를 끌었다가 현재는 찾기가 힘들 정도로 시장이 몰락해버린 아이템이 많다.

이들이 걸었던 과정은 모두 비슷하다. 갑작스레 큰 인기를 끌면서 소비자들이 긴 줄을 서서 이를 소비하기 시작한다. 그 이면에는 ‘포모(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자리한다. 유행을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나만 먹어보지 못했다는 소외감이 소비자들의 불안을 자극하며 오랜 기다림을 마다하지 않고 제품을 구매하게 만든다.

이렇게 제품을 구하기 힘들어지면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까지 더해지게 된다.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매해 인증샷을 올리며 만족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후부터다. 한 아이템이 창업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게 되면 수많은 돈과 자본이 몰리기 마련이다. 관련 점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공급이 빠르게 늘고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도 점점 짧아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팽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희소성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은 빠르게 흥미를 잃어가는 성향을 보여왔다”고 진단했다.
인기 식어도 자영업자 큰 타격 없어

점포들이 많아지고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여러 문제가 불거지는 것도 리스크다. 탕후루만 보더라도 과일과 설탕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논란이 됐다. 게다가 과도한 설탕 섭취에 따른 건강 우려까지 논란이 되며 더 빠르게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13년 큰 인기를 끌었던 벌집 아이스크림도 벌집에서 파라핀 성분이 검출됐고 대만 카스테라도 방송 보도로 인해 제기된 첨가물 논란으로 등을 돌린 소비자들이 많았다.

두쫀쿠도 최근 판매점들이 급증한데 따른 위생 문제와 지나치게 단맛이 해롭다는 사실 등이 확산하는 등 서서히 잡음이 생기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많은 식품업계 관계자들이 열풍이 곧 끝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게다가 두쫀쿠의 경우 만들기가 어렵지 않아 집에서 직접 해 먹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과거 유행했던 아이템들과 비교해 가격이 비싸다는 점도 인기가 빠르게 식을 수 있는 요인들로 꼽힌다.

물론 정반대의 전망도 나온다. BBC 역시 한국의 두쫀쿠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섰다고 짚었다. 디저트 전문점이나 베이커리를 넘어 초밥집, 냉면집까지 두쫀쿠 판매에 뛰어들었다는 점을 특징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실제로 최근에는 파리바게뜨, 스타벅스 들과 같은 대기업들도 점포 내에서 두쫀쿠를 팔며 인기에 편승하고 있다.

과거 인기를 등에 업고 이제는 어느 빵집에서나 찾을 수 있으며 여전히 잘 팔리는 소금빵처럼 두쫀쿠 역시 하나의 카테고리를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마라탕도 마찬가지다. 처음 열풍이 불 때만 해도 대만 카스테라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우려했었다. 짜고 단맛이 건강해 해롭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여전히 전 연령대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햄버거, 피자 등과 같이 배달 및 외식 시장에서 하나의 카테고리를 형성한 상태다.

특히 두쫀쿠의 경우 유튜브를 통해 한국인들이 이를 맛있게 먹는 영상이 전 세계로 바이럴되는 만큼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도 두쫀쿠를 찾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한 업계 관계자는 귀띔했다.

두쫀쿠의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다행인 것은 빠르게 열풍이 식더라도 과거처럼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쫀쿠는 비싼 설비 없이 만들 수 있으며 이미 ‘반짝 유행’을 경험했던 자영업자들이 이를 미끼 상품 전략으로 활용하는 측면이 높다”며 “두쫀쿠의 인기가 식으면서 관련 점포의 매출이 줄어들 수는 있어도 폐업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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