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경남 사천 사남면에 있는 대동기어 1공장에 들어서자 40m에 달하는 자동화 생산 라인 44대가 자동차용 정밀 기어와 감속기를 쉴 새 없이 찍어내고 있었다.
사람이 검수 작업만 하는 이 공장은 농기계 부품 제조를 모태로 한 코스닥시장 상장사 대동기어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카 부품사로 탈바꿈하기 위한 전초기지다. 지난해 자동차용 부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농기계 부품에 맞먹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업 플랫폼 기업 대동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이 회사를 이끄는 서종환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래차 부품에서 회사의 저력을 증명한 뒤 중장기적으로 로봇 사업을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회사로 나아갈 것”이라며 “농기계 부품 이외 매출 비중을 4년 안에 70%로 끌어올려 2030년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파워트레인(구동 시스템) 전문 기업인 대동기어는 2022년 신사업으로 미래차 부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주력 제품이 쓰이는 농기계의 국내외 수요가 줄어드는 데다 친환경 흐름에 발맞춰 관련 부품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현대자동차, 현대트랜시스 등을 적극 공략해 시장 진출 4년 만에 자동차 부품 누적 수주액 1조7000억원을 달성했다.
서 대표는 “과감히 기존 농기계 부품 라인 일부를 정리해 전체 수주 물량의 78%를 미래차 부품으로 채울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며 “향후 늘어날 수요에 대응해 이르면 올해 말 본사 인근 유휴 부지 3만 3000㎡(약 1만평)에 신공장을 짓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350억원을 투자해 양질의 자동화 설비도 확충할 계획이다.

농기계와 자동차 산업에서 쌓은 정밀 가공 능력을 살려 로봇 부품 시장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2030년 자체 로봇 구동장치(액추에이터)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대동로보틱스 등의 관련 계열사와 협업에 나선다.
서 대표는 “액추에이터 정밀 기어 제조 방식은 자동차 기어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 후발 주자로 나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미 주요 로봇사에 로봇 관절 모듈화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략에 대해서도 그는 “역량 있는 로봇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기존 농기계 부품 사업은 모기업인 대동 위주의 납품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농기계 회사에 직수출하는 구조를 갖춰 체질 개선을 꾀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서 대표는 “올해부터 고부가가치 수주 물량이 매출에 들어가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며 “저평가된 ‘농기계 부품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포부를 다졌다.
사천=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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