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를 '공공 인프라'로 규정하고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내비친 가운데 국회와 가상자산 업계가 사유재산 침해와 산업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5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 분야 업무보고에 출석해 '거래소 대주주 지분 15~20% 제한' 조항의 취지를 묻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현재 신고제로 운영되는 거래소 제도를 인가제로 확대·개편하면서 지배구조 역시 그에 맞게 조정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현재는 3년마다 신고를 해야 하지만, 인가제로 전환될 경우 거래소는 영속적인 지위와 함께 공공 인프라적 성격을 띠게 된다"며 "지위와 역할이 확대되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책임성과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주주 지분 제한은) 특정 기업 타겟이 아닌 생태계 전반을 고려한 설계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현재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15~20%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주식시장 거래소와 유사한 수준의 공공재로 보고 지분 분산을 의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금융당국의 구상에 여야 의원들은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민간 기업의 지분을 정부가 강제로 조정하는 것은 시장 경제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거래소 소유 지분을 강제로 분산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고, 재산권 침해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금융당국이 대주주 지분 제한에 나설 경우 창업자 리더십과 책임 경영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의원은 "기술 혁신과 산업 성장을 촉진해야 할 시점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시장 현실을 고려한 차등 규제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의원은 "거래소 시장은 사실상 상위 사업자 중심 구조인데, 시장점유율 1% 미만의 후발 사업자에게까지 동일한 지분 규제를 적용하면 투자 주체 자체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상자산 거래소를 온라인 카지노 취급하더니, 이제는 갑자기 공공 인프라라고 하니 황당하다"며 "무리한 규제가 반복된다면 앞으로 어떤 사업도 선뜻 나서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민간 기업이지 공공 인프라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지배구조 문제는 경쟁 활성화로 풀어야지, 사후적으로 지분을 제한하는 건 산업 경쟁력에 부담이 된다"며 "재산권과 영업의 자유를 제약할 만한 중대한 공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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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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