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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6.7조 사상최대 매수에도…코스피 5200 깨졌다

입력 2026-02-05 17:32   수정 2026-02-06 00:44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미국 반도체업체 AMD 주가 급락 여파로 고꾸라졌다. 코스피지수도 4% 가까이 주저앉았다. 반도체주에서 빠져나간 자금 가운데 일부는 레저와 화장품 등 소비 관련주로 흘러드는 순환매 움직임도 나타났다.
◇AI 거품론에 다시 휘청

5일 코스피지수는 3.86% 급락한 5163.57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AMD의 올해 1분기 실적 가이던스(공식 전망치)가 도화선 역할을 했다. 호실적을 발표한 ‘인공지능(AI) 대장주’ 알파벳마저 시간 외 거래에서 하락하자 투자자의 불안 심리가 커졌다. 공격적인 AI 투자 계획 발표가 오히려 비용 부담 우려를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시 불거진 AI 기술주 고평가론이 국내 반도체주를 끌어내렸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6.44%, 5.80% 급락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5조370억원어치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각각 2조5990억원, 1조382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운용사 중 일부는 한국 비중이 커져 반도체주를 덜어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차익 실현 욕구, AI 기업의 수익성 우려까지 겹쳐 매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현대차(-3.08%), 한화에어로스페이스(-7.33%), HD현대중공업(-5.66%) 등 대형 수출주도 줄줄이 무너졌다. 개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역대 최대인 6조7780억원어치를 매집했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지만, 그중 저평가 종목을 찾으려는 순환매 흐름도 두드러졌다. 중국 춘제(설) 연휴를 앞두고 관광객 유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로 롯데관광개발(5.40%), 파라다이스(3.49%) 등 호텔·레저 업종이 급등했다.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금지 규제를 해제하는 논의에 힘입어 이마트(9.51%), 신세계(2.17%) 등 유통업종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에이피알(5.30%), 달바글로벌(5.81%) 등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일부 화장품주도 강세를 보였다.
◇“실적주로 방어”
첨단 기술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서 당분간 반도체주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지수가 크게 올라온 만큼 1분기 실적에 관심이 쏠리기 전인 2월엔 각종 외부 변수 때문에 증시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 증가세가 뚜렷한 종목을 보유했다면 아직 처분할 때는 아니라는 조언도 나온다. 지수가 조정받더라도 주가가 비교적 견조한 업종은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기업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이날 급락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해 HD건설기계, 미래에셋증권, 효성중공업, 하이브 등이 여기에 속한다.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은 “반도체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기존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걸 추천한다”며 “이익 증가세가 가장 확연한 업종”이라고 했다. 이 센터장은 “그동안 쉬어갔던 조선이나 방산, 원자력발전, 금융 업종에 순환매가 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주가 한두 달간 조정을 거친 뒤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본부장은 “연초 이후 높아진 가격 부담을 해소하는 과정에 있는 비교적 건전한 조정”이라며 “반도체주와 가치 격차(밸류에이션 갭)가 벌어져 있던 다른 업종들이 올라오는 움직임이 나타난 뒤 다시 반도체 실적에 이목이 쏠리는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맹진규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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