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영업을 직접 규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조항은 전통시장을 포함한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2013년 도입됐다. 그렇지만 애초 취지와 달리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소비자 불편만 가중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쿠팡 등 e커머스 기업들은 대형마트와 달리 아무 제약 없이 심야 영업과 새벽 배송을 할 수 있다. 반면 대형마트들은 오프라인 매장에 상품을 쌓아놓고도 심야에 주문을 받을 수도, 새벽 배송을 할 수도 없다. 기울어져도 한참 기울어진 차별적 규제다.
얼마 전 미국 최대 유통 기업인 월마트는 거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과 당당히 경쟁하며 소매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4700여 개 매장을 단순한 판매 창구가 아니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도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제도 덕분이다. 규제에 발목이 잡힌 우리나라 대형마트 매출은 2024년 쿠팡에 역전된 뒤 지난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한다. 대형마트는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는 셈이다.
고객 337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로 물의를 빚은 쿠팡 사태가 계기로 작용했지만,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 허용은 너무나 당연한 조치다. 이참에 월 2회 의무휴업 규제도 없애야 한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된 지금은 13년 전 입법 취지 자체가 사문화된 상황이다. 유통산업발전법뿐만 아니라 애초 목적과 달리 엉뚱한 부작용을 낳고 있는 규제가 적지 않다.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그렇고, 최근 시행에 들어간 인공지능(AI기본법)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더 늦기 전에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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