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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20년만 대수술'…전사업장 의무화·기금형 도입

입력 2026-02-06 09:51   수정 2026-02-06 09:52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 20여년 만에 전면적인 구조 개편을 맞게 됐다. 앞으로 모든 사업장에 퇴직연금 도입이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수익률 제고를 위한 운용 방식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이 본격 도입된다.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이 내용을 담은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TF에는 고용노동부를 비롯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중소기업중앙회, 청년과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이번 선언문은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퇴직연금의 구조적 개선 방향에 대해 노사가 합의한 사회적 선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사정은 퇴직연금이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본래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수급권 보호와 제도 선택권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노사정은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를 핵심 과제로 논의했고 공동선언에서 기본 방향에 합의했다. 모든 사업장에 퇴직연금 도입(퇴직급여의 사외 적립)을 의무화하되, 사업장 규모와 여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단계와 시기는 영세 중소기업 실태조사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2005년 처음 도입된 퇴직연금은 2012년 이후 신설된 사업장에 도입이 의무화됐지만, 미도입 사업장에 대한 과태료나 형사처벌 규정은 없다. 2024년 기준 퇴직연금 도입 사업장은 43만5천개로 도입률은 26.5%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도입률이 92.1%에 달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10.6%에 불과하다.

노사정은 중도 인출이나 일시금 수령 등 근로자의 선택권은 현행 제도와 동일하게 보장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사외 적립 의무화가 영세·중소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정부 지원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정부가 사외 적립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규약 작성 등 사용자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기금형 퇴직연금과 관련해서는 기존 계약형 제도와의 공존을 전제로 병행 운영하는 데 합의했다. 기금형은 특정 운영 주체가 사용자 납입 부담금으로 공동 기금을 조성해 운용하는 방식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근로복지공단이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운영 중인 기금형 퇴직연금 '푸른씨앗'의 3년여 누적 수익률은 26.98%에 달했다. 반면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국내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2.07%에 불과했다.

노사정은 하나의 사업장에서도 계약형과 기금형을 동시에 도입할 수 있도록 하고, 가입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기금형은 확정기여형(DC형)에 적용하고, 금융기관 개방형·연합형을 신규 도입하는 한편 푸른씨앗은 300인 이하 사업장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퇴직연금이 근로자의 노후 급여인 만큼, 기금을 운용하는 수탁법인은 오직 가입자 이익을 위해서만 기금을 운용해야 한다는 '수탁자 책임'도 선언문에 명시했다. 이해상충 방지, 투명한 지배구조, 내부통제, 정부의 관리·감독 필요성도 포함됐다. 1년 미만 근무 노동자 등 퇴직급여 사각지대 해소 방안은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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