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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공정위 제동에…렌터카 1·2위 인수합병 무산

입력 2026-02-09 09:00   수정 2026-02-09 09:53


렌터카 시장 1·2위 업체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합치려던 사모펀드의 계획에 경쟁 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2024년 8월 SK렌터카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롯데렌탈 주식 63.5%를 사들이는 계약을 맺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신고했다. 공정위는 지난달 26일 국내 렌터카 시장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주식 취득을 금지했다.
기업 인수, 왜 허락받으라고 할까
기업결합심사란 일정 규모 이상의 인수합병(M&A) 거래는 당국의 심사를 받도록 한 제도다. 국내에서는 인수 기업의 자산 또는 매출이 3000억원 이상이면서 피인수 기업의 자산 또는 매출이 300억원 이상 등일 때 공정위에 신고하고 심사받아야 한다. 공정위는 시장 상황을 검토해 경쟁을 제한할 소지가 없다고 판단하면 기업결합을 승인한다. 반대의 경우에는 조건부로 승인하거나 금지할 수도 있다.

M&A는 기업과 산업 생태계의 효율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는 동시에 독과점을 유발해 소비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위험성도 있다. 이런 이유에서 한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가 기업결합심사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간 M&A는 여러 진출국의 기업결합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다른 나라는 모두 허락했는데 딱 한 곳에서 제동을 거는 바람에 거래가 무산되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공정위는 렌터카 시장을 차량 대여 기간 1년 미만의 단기 렌터카와 1년 이상의 장기 렌터카로 나눠 심사한 결과 양쪽 모두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봤다.

단기 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점유율 합계는 내륙 지방이 29.3%, 제주 지역은 21.3%였다(2024년 기준). 독과점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나머지 1000여 개 업체가 영세한 중소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대기업끼리 벌이던 경쟁이 사라지면 렌터카 이용료가 전반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는 두 회사 점유율 합계가 38.3%로 더 높다. 비교적 규모가 큰 캐피탈 회사들이 있긴 하지만, 금융회사는 규제 때문에 사업을 마음대로 키우기 어렵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롯데·SK 합치면 렌터카 경쟁 소멸”
기업결합을 추진한 주체가 사모펀드라는 것도 쟁점이 됐다. 사모펀드는 M&A 이후 기업 몸값을 끌어올린 다음 몇 년 안에 다시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게 일반적인 방식이다. 공정위는 일정 기간 후 매각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가격 인상 제한과 같은 조건을 달아 승인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봤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롯데렌탈 매각에 나선 롯데그룹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게 됐다. 롯데는 “공정위 심사 결과의 취지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계약이 마무리되지 못하면 롯데렌탈을 사 갈 새로운 매수자를 찾는 등의 대안을 검토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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