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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의 승부처, 문장력보다 시간관리다 [2027학년도 논술길잡이]

입력 2026-02-09 09:00   수정 2026-02-11 15:00

흔히 인문논술을 준비한다고 하면 화려한 문장력이나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수많은 입시 현장에서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제한된 시간 내에 요구된 분량을 얼마나 밀도 있게 채워내는가’ 하는 물리적인 싸움입니다. 많은 학생이 “글은 잘 썼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마지막 문제를 다 못 채웠어요”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곤 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논술 시험에서 시간 관리 실패는 곧 실력의 미비함을 의미합니다. 대학마다 요구하는 ‘시간 대비 분량’의 난이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100분의 마법…누군가에겐 여유, 누군가에겐 사투
먼저 우리가 주목해야 할 곳은 성균관대와 이화여대입니다. 이들 대학의 데이터는 가히 압도적입니다. 100분이라는 시간 동안 학생들은 3000자 이상의 글을 써 내려가야 합니다. 원고지 세 장 분량을 꽉 채우는 이 과정은 단순한 글쓰기를 넘어선 ‘집필 노동’에 가깝습니다. 특히 성균관대는 분량이 자유라고 공지하지만, 실제 합격권에 드는 학생은 연세대의 120분 기준보다 훨씬 많은 글을 쏟아냅니다. 이곳을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제시문을 읽고 분석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거의 기계적으로 답안을 인출해낼 수 있는 ‘속도감’이 합격의 전제 조건입니다.

반면 연세대학교나 홍익대학교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시간은 120분으로 비교적 넉넉해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다면적 사고를 요구하는 논리 구조와 수리 논술이라는 복병이 숨어 있습니다. 단순히 글자 수를 채우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라, ‘무엇을 쓸 것인가’를 고민하는 설계 단계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듭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120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는 평이 지배적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런 대학들은 속도보다 복잡한 논리 구조를 흐트러짐 없이 세울 수 있는 ‘사고의 지구력’이 필요합니다.
주제의 전환과 제시문의 늪을 건너는 법
서강대의 사례는 또 다른 시사점을 줍니다. 서강대는 100분 동안 전혀 다른 2개의 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한 문제에 몰입했다가 순식간에 뇌를 리셋하고 새로운 주제로 뛰어들어야 하는 ‘전환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제시문은 짧지만 그 수가 많아 독해의 호흡이 가쁘고, 자칫 한 문제에서 시간을 지체하면 두 번째 답안을 미완성으로 제출하게 되는 비극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반대로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동국대 등은 상대적으로 분량 부담이 적은 편에 속합니다. ‘시간 내 완성이 어렵지 않다’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나만 다 쓰는 것이 아니라 옆자리 경쟁자도 다 쓰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분량 난이도’가 낮은 대신, 아주 작은 감점 요인이나 키워드의 누락이 치명적 결과로 이어집니다. 즉 ‘얼마나 많이 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빈틈없이 정교하게 쓰느냐’의 싸움으로 변모하는 것입니다.

아래는 학교별 시험의 일반적인 글자 수를 실질적 분량과 함께 난이도별로 정리해본 것이므로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A, B, C 세 학생이 아래와 같은 상황에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A 답을 잘 맞히지만, 길고 자세하게 쓰기를 어려워함

B 시간만 있으면 길게 잘 쓰는 편이지만, 시간이 오래 걸림

C 답안이 남보다 논리적으로 밀도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시간 내에 글을 빨리 쓰는 편이고 국어 실력이 좋음


성균관대 답안은 B, C 특성의 장점이 섞여야 해서 제외했습니다. 물론 위와 같은 분류는 일반적 특성에 따른 것이고, 속도가 느려도 연습에 따라 단점을 커버하는 학생도 많으니 절대적 기준으로 생각하지는 마세요. 일반적으로는 논술을 보조적 유형으로 생각하며 공부하는 학생이 많아 본인의 특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위와 같이 분류해보았습니다.
내게 맞는 ‘논술 맞춤복’ 고르는 전략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우선 자신의 ‘순수 집필 속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해봐야 합니다. 100분 동안 내가 최대로 짜낼 수 있는 글자 수가 1500자 내외라면 성균관대나 이화여대 지원은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리적 사고에 강점이 있고 긴 호흡의 글쓰기를 즐긴다면 연세대나 상경 계열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또한 문학 작품 독해에 강점이 있는지(건국대·중앙대 등), 아니면 짧은 제시문을 빠르게 분석하는 데 능한지(서강대 등)를 파악해 대학별 유형과 나의 궁합을 맞춰보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합니다. 논술 준비는 단순히 기출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그 대학이 요구하는 ‘시간의 리듬’에 내 손과 머리를 동기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문논술은 정해진 시간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벌어지는 전략 게임입니다. 우리 아이가 가진 사고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그 깊이를 정해진 시간 안에 종이 위로 쏟아낼 수 있는 그릇이 준비되었는지를 먼저 살피십시오. ‘무엇을 쓸까’를 고민하기 전에 ‘어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싸울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합격으로 가는 첫 번째 전략적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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