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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남아라"…소년·소녀 24명의 처절한 몸부림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입력 2026-02-09 09:00   수정 2026-02-09 17:39

북미 대륙이 잿더미가 된 뒤에 들어선 독재국가 판엠. 모든 부가 집중된 캐피톨을 13개 구역이 둘러싸고 있다. 어느 날 가난한 13개 구역이 판엠에 맞서 반란을 일으킨다. 그 결과 12개 구역은 캐피톨에 패배하고, 13번 구역은 아예 사라진다.

캐피톨과 12개 구역이 반역 협정문을 작성할 때, 매년 헝거 게임을 개최하기로 한다. 반란을 일으킨 대가로 12개 구역의 소년 소녀 한 명씩 총 24명이 참가하고, 단 한 명만 살아남는 게 규칙이다.

<헝거 게임>은 미국 ‘뉴욕타임스’ 260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총 3부작인 <헝거 게임>(2008), <캣칭 파이어>(2009), <모킹제이>(2011)는 전 세계 54개 언어로 번역돼 1억 부 이상 판매됐다. 2020년에는 시리즈 신작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가 발간됐으며, <헝거 게임> 영화 시리즈 총 다섯 편이 제작됐다.

‘타임’은 <헝거 게임>의 작가 수잔 콜린스를 ‘2010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수잔 콜린스를 <해리포터> 시리즈의 J. K. 롤링,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스테프니 메이어와 함께 최고의 여성 작가로 꼽았다.
동생 대신 자원한 캣니스
370페이지로 적지 않은 양이지만 <헝거 게임>을 열자마자 순식간에 빨려든다. 12구역의 캣니스는 엄마와 여동생 프림과 살고 있다. 광부인 아빠가 세상을 떠나 몹시 가난하다. 캣니스는 16세, 프림은 12세가 되었다. 만 12세부터 헝거 게임 추첨 대상이다. 유리공 안에 이름이 적힌 쪽지가 매년 한 장씩 늘어난다. 16세인 캣니스는 4장, 12세 프림은 1장이 들어 있다. 이름이 적힌 쪽지를 더 넣으면 배급표를 받아 곡식을 바꿀 수 있다. 그동안 배급표를 많이 받는 바람에 유리공 안에 20장이나 들어 있다.

드디어 추첨일, 한 장뿐이어서 당첨 확률이 낮았던 프림이 호명된다. 그 순간 놀란 캣니스가 “내가 자원할게요!”라며 달려 나간다. 12구역에서 또 한 명, 18세 피타가 당첨된다. 캣니스와 피타는 어떻게 될 것인가.

헝거 게임은 판엠 전 지역에 생중계된다. 서로 죽고 죽이는 장면이 고스란히 전송되는 것이다. 최종 승자는 어마어마한 부를 얻고 평생 편하게 살 수 있다. 친구 게일과 산하를 누비며 동물을 쫓고, 각종 식물을 채취해온 날쌘 캣니스는 활쏘기에 능숙하다. 하지만 24명이 모였을 때 덩치 큰 남자들을 보며 자신감을 잃는다.

피타가 호의적으로 대하지만 캣니스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모두가 적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시작된 첫날 이미 반 정도의 참가자가 죽임을 당한다. 12구역의 캣니스와 피타는 살아남고, 계속되는 위험 속에서도 잘 대처해나간다. 남은 소년 소녀들, 모두가 적이지만 그 속에서도 우정은 싹튼다. 캣니스와 몸집이 작은 소녀 루의 우정, 루의 죽음, 슬퍼하는 캣니스를 따라가다 보면 눈물이 나올지도 모른다.

피타가 죽음을 무릅쓰고 캣니스를 돕는 걸 본 본부 측에서 이번 헝거 게임은 ‘같은 구역의 두 명이 생존할 경우 두 명이 우승자’라는 새로운 원칙을 세운다. 시청자들이 둘의 사랑에 열렬한 성원을 보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캣니스를 좋아한 피타,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을 돕는 피타의 모습에 캣니스도 조금씩 끌린다.
한결같이 헌신적인 피타
이번에는 죽음에 처한 피타를 캣니스가 헌신적으로 돕고, 둘은 전열을 재정비한다. 피타는 한결같이 헌신적이나 캣니스는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경기는 점점 치열하고 살벌해진다. 규칙은 또 바뀌고 위험은 시시각각 몰려온다.

<헝거 게임>은 누군가를 죽여야만 살아남는 살벌한 경기를 담고 있지만, 피비린내보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1인칭 화자인 캣니스가 절체절명의 순간을 극복하는 장면, 척박한 환경을 헤쳐나가는 삶의 지혜, 경쟁자를 바라보는 복잡한 시선과 함께하면 때로 가슴 저리고 때로 긴장하게 된다.

<헝거 게임>에 빠져드는 이유는 우리의 현실이 캣니스 앞에 닥친 고난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를 딛고 일어서야 하는 초경쟁사회에서 무얼 갖추고 어떤 단련을 해야 할까,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도움의 손길이 당도하도록 상황을 이끌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강인한 정신력을 <헝거 게임> 속에서 경험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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