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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無名之樸(무명지박)

입력 2026-02-09 09:00   수정 2026-02-13 10:33

▶한자풀이
無: 없을 무
名: 이름 명
之: 갈 지
樸: 통나무 박


'이름 없는 통나무'라는 뜻으로
인위적 가공 이전의 본래 상태를 이름
-<도덕경>무명지박

“도(道)는 언제나 아무것도 하는 게 없는 듯하지만 하지 않는 것이 없다. 제후나 왕이 이 그 이치를 지킬 수 있다면 천지만물은 절로 교화될 것이다. 교화 중에 욕망이 일어나면 나는 이름 없는 통나무와 같은 순박함으로 이를 누를 것이다. 이름 없는 통나무와 같은 순박함으로 무릇 욕망을 없애면 고요함 속에 욕망이 사라지고 천하는 절로 안정될 것이다.”

<도덕경> 37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여기서 ‘이름 없는 통나무(無名之樸)’는 인위적인 분별과 가공이 가해지기 이전의 자연 그대로의 본래 상태를 의미한다. 통나무가 쪼개져 다른 무언가가 되면 새로운 쓰임새는 생기지만 본래의 자발성과 스스로 그러함(自然)을 잃는다. 무명지박은 그 무언가로 규정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무한한 가능성을 품는 지혜를 뜻한다. 억지로 꾸미지 말고 처음의 본질로 돌아가라는 것은 노자 철학의 핵심이다.

“도(道)는 언제나 아무것도 함이 없지만 하지 않는 것이 없다(道常無爲 而無不爲)”는 말도 도가 철학의 근간이다. 도가 철학에서 말하는 무위(無爲)는 두 손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제멋대로 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건 자연의 원리를 체득한 후에 그 원리 안에서 실천한다는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달리 말하면 무위는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고 행동하는 것을 이른다.

현대 사회는 이름이나 직함, 명성, 권력 등 외형에 집착한다. 이에 대해 무명지박은 이런 외적 규정 이전의 순박한 자신의 본질로 돌아가라고 한다. 억지로 꾸미지 않기에 본질이 훼손되지 않고, 인위적으로 드러내지 않기에 오히려 가장 온전한 상태로 남는다는 게 노자의 생각이다.

욕망이나 의지라는 그물망으로 상대와 관계를 엮는 게 유위(有爲)라면 자연의 순리로 관계를 맺는 게 무위(無爲)다. 유위와 무위의 적절한 조화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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