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유세라는 채찍만으로 매도를 유도하긴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매물 잠김과 임대료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집값 잡을 다음 수단'이 무엇일 것 같나'라는 질문에 "남은 카드는 보유세 밖에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규제 수단은 사실상 세제 밖에 남지 않았다"며 "부동산 규제를 금융, 지역, 세제로 나눠서 보면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이미 사용했고, 세제 중에서도 다주택자 중과 유예는 종료하기로 했기 때문에 결국 남은 카드는 보유세"라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가 강화되면 집주인들은 예금이나 주식을 처분해 세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이걸로도 부족하다면 월세를 올리는 방법 등으로 세금을 내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유세라는 '채찍'과 함께 다주택자들이 집을 정리하고 나갈 수 있는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예컨대 KB부동산 시세보다 일정 비율 낮게 매도할 경우 양도세를 기본세율 45%에서 35% 혹은 25%로 낮춰주면 '부자감세'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팔 충분한 유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을 팔아 생긴 차익을 개인이 바로 가져가는 것이 아닌 연금 등 향후 소득으로 전환하는 조건을 붙이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세 차익을 매달 나눠서 주면 다시 모아 집을 사지는 않을 것 아니냐. 소비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도권 집을 정리하고 비수도권으로 간다든지 혹은 수도권 집을 팔고 지방으로 가는 경우엔 양도세를 면제해주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동산의 수도권 집중화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다주택자들을 향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실거주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매도하라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시장에 매물은 일부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SNS에서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발언을 처음 내놓은 지난달 23일 이후 지난 5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6219건에서 5만9003건으로 약 3000건 늘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송파구가 15.3%, 성동구가 14.8%, 광진구가 10.1%, 강남구가 9.1%, 강동구가 8.6%, 서초구가 8.4% 등이다.
김 대표는 "대통령 발언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양도차익과 세 부담이 큰 핵심 지역에서 매물이 먼저 나온다"며 "반면 외곽 지역이나 비핵심지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지나서 매물이 늘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팔 계획이 있었던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고, 특히 급매 수준으로 매물이 나온다면 거래도 이뤄진다"고 부연했다.
매물은 쏟아지지만 잡을 기회는 한정적이다. 대체로 고가의 매물이 나오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소비자들은 매물을 잡기 어려워서다. 결국 '현금부자'들이 이런 매물에서 기회를 잡을 것이란 판단이다.
김 대표는 "집값에 따라 대출 규제가 시행되고 있는 만큼 고가 주택일수록 대출이 제한되면서 매수자는 현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나 일부 대기 수요로 좁혀진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가 겹치면 전세를 끼고 사는 방식도 불가능해져 거래 가능한 수요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급매물이 나와도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기 보단 제한된 수요층이 소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다주택자 중과 유예가 종료된 이후다. 그는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가 재개되면 최대 82.5%의 양도세를 내면서 집을 팔 집주인은 없을 것"이라며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 '매도는 손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집주인들은 매도 대신 보유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나온 1·29 공급 대책도 빈틈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김 대표는 "아이디어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면서도 "이번에 제시된 공급이 이뤄지는 지역들의 60%는 이미 문재인 정부 등 과거에도 검토됐던 곳들"이라고 했다.
이어 "당시에도 추진되지 못했던 이유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지자체와 주민의 반대, 교통, 환경, 문화재 보존 등의 다양한 문제로 유휴부지 개발이 번번이 좌초됐다"고 설명했다.
공급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 점도 문제다. 그는 "정부 발표를 보면 착공 시점이 수년 뒤로 잡혀 있고, 실제 입주는 그 이후다. 시장에 체감되는 공급 효과는 빨라야 2030년 전후가 될 수 있다"며 "지금 집을 구해야 하는 수요자 입장에서 몇 년 뒤에 나올지, 분양가가 얼마일지도 모르는 물량을 기다리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대표는 17년째 부동산 업계에 몸담고 있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와 부동산중개법인 '부다방' 대표로 있다. 부동산R114 VIP 상담위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부동산 자문위원 등 여러 방면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우주인.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