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가장 큰 고민은 ‘플랫폼 사업자’라는 꼬리표다. ‘장터’를 차려놓고 수수료로 돈을 번다는 인식 때문에 온라인플랫폼법 등 정부의 규제 대상으로 취급받는 것도 부담이고, 비즈니스 모델이 최신 산업 트렌드와 맞지 않아서다. 올해로 최고경영자(CEO) 4년차인 최수연 네이버 대표(사진)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결과를 발표하며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놨다. “그동안 갈고닦은 로봇 기술을 플랫폼·커머스·AI와 강력하게 결합해 차별화된 사업 모델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치 플랫폼(검색)·커머스(전자상거래)·핀테크·콘텐츠·엔터프라이즈 등 전 사업 분야에서 매출이 골고루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쇼핑 등 커머스 분야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전년 대비 26.2% 늘어난 3조6884억원을 기록했다.
현금 창출 능력을 입증한 네이버는 ‘미래 스토리’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피지컬 AI 시대에 주역이 되겠다는 것이 최 대표가 제시한 네이버의 비전이다. 네이버는 네이버랩스 등을 통해 휴머노이드 등 로봇을 개발하는데 주력해왔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와의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플랫폼을 개발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과 동남아시아, 남미 등 미·중의 AI 패권에 휘둘리지 않기를 원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과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포함한 ‘AI 풀스택’ 패키지 수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 대표는 “독파모 사업 탈락이 회사의 소버린 AI 전략, 수익성, B2B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올해 관전 포인트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둘러싼 쿠팡과의 일전이다. 쿠팡이 규제 이슈로 인해 투자에 주춤한 사이 네이버는 쇼핑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경쟁 판을 바꾸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쇼핑을 시작으로 식당, 플레이스·여행·금융으로 이어지는 에이전트 AI를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검색 플랫폼에 생성형 AI 경험을 반영한 ‘AI 탭’도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 회사 광고 매출에서 차지하는 AI 기여도는 55% 수준”이라며 “아직 AI 활용 여력이 충분히 남아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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