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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벼랑 끝 지방 주택시장, 수도권과 '이원화 정책' 필요

입력 2026-02-06 17:24   수정 2026-02-07 00:13

“지방 주택 경기를 살리기 위해 수도권과 다른 이원화 정책이 꼭 필요합니다.”

최근 만난 지방 건설사 대표는 “수도권과 같은 규제가 유지되면 지방은 희망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과장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비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 2일 기준 전주 대비 0.02% 오르는 데 그쳤다. 대구, 충남, 제주 등 일부 지역은 하락했다. 수도권과 지방을 ‘같은 시장’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만큼 온도 차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정책은 전국을 하나의 기준으로 묶어두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다. 시행 시점은 6월로 늦춰졌지만 수도권과 지방에 동일한 3단계 규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지방은 한시적 2단계 규제에서도 미분양 해소가 쉽지 않았는데 3단계로 진행되면 시장 위축이 불 보듯 뻔하다.

금융 정책도 문제다. 대출 제한과 고금리 기조가 겹치며 매수심리가 더욱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보금자리론과 모기지 보험 등 정책금융 확대를 요구한다. 대출 한도 확대, 금리 인하, 상환 조건 완화 등 실수요 중심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투기를 자극하는 게 아니라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세제 배려도 검토할 만하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 감면이 미분양 해소에 역할을 했던 것을 참고할 수 있다. 공시가격 5억원 이하 주택 보유자의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자는 제안도 같은 맥락이다. 이동 수요를 살리는 세제 조정은 단기 처방이지만 지금 지방에는 필수적인 조치다.

현실과 괴리가 있는 주택 수 산정 기준 역시 조정이 필요하다. 지방은 소형·노후·단독·다가구 주택 비중이 높다. 실거주 목적의 저가 주택 보유자까지 다주택자로 묶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방 소형 저가 주택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면 거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한 추가 대책도 요구된다. 준공 후 미분양이 고착된 지역은 시장 기능만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지방자치단체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청년, 신혼부부, 산업단지 근로자용 장기 공공임대로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젊은 인구를 유입시키고 지역 생활권을 회복하는 마중물이 될 수도 있다.

지방 부동산시장의 문제는 과열이 아니라 침체다.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인구와 산업, 수요 구조 변화가 누적된 결과다. 기존 관성을 벗어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지역별 현실에 맞는 획기적인 정책 변화가 없다면 주택시장 회복은 물론이고 정부가 원하는 지역균형발전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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