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일본에서 세계 최초 비트코인 거래소가 개설됐을 때 첫 거래 체결금액은 개당 0.06달러였다. 지금 환율로 88원 정도다. 비트코인은 그 뒤 무수한 굴곡을 겪으며 지난해 10월 7일 12만6198달러(약 1억8544만원)까지 치솟았다. 최초 대비 210만3300배다.비트코인의 역사는 파란만장하다. 가격이 치솟을 때는 돈 복사기였다. “1초마다 연봉이 변한다”며 온종일 시세를 쫓느라 일상을 전폐한 코인 중독 환자를 무수히 낳았다. 낙폭도 가공할 수준이었다. 암호화폐 빙하기인 2017~2018년 1년 새 2만달러 언저리에서 3000달러대까지 80% 이상 폭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단 하루 만에 50% 이상 급락한 일도 있었다.
비트코인이 또 한 번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연일 8만달러, 7만달러의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지며 6만5000달러 선까지 밀려났다. 작년 가을 최고점 대비 반토막으로 추락했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에는 세 거물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미국 중앙은행(Fed) 차기 의장에 예상외로 매파적 성향인 케빈 워시가 지명된 것이 촉발점이 됐다. 유동성이 비트코인 투자자의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에서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비트코인 하락을 막기 위한 구제금융은 없다”는 발언은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화룡점정은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 마이클 버리 사이언자산운용 대표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이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수 있다며 5만달러 붕괴를 경고했다.
최근 비트코인 약세에는 세계 최강의 공격적 투자 성향을 지닌 한국 투자자들의 이탈도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역사적 상승세를 탄 국내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세계 4위 암호화폐거래소이던 업비트는 26위로 쪼그라들었다. 마이클 버리는 암호화폐를 ‘21세기판 튤립 버블’이라고 표현한다. 그 말이 맞을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긴 하다. 하지만 18세기 영국의 ‘남해회사’에 투자했다가 요즘 돈으로 수십억원을 날린 아이작 뉴턴의 회한은 한 번쯤 새겨볼 필요가 있다.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다.”
윤성민 수석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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