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코즈미노항에서 선적돼 중국으로 향하는 원유의 가격 할인폭이 브렌트유 가격 대비 배럴당 9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기존 할인폭으로 알려진 배럴당 7~8달러에서 더 확대됐다.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도와의 무역 협상에 따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면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구매국은 중국이 된다.
인도는 아직 구체적 의견을 내놓지 않았지만 러시아 원유 구매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다. 지난해 6월 하루 약 200만 배럴인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규모는 올해 1월 하루 약 120만 배럴로 감소했다. JP모간은 인도가 앞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일일 80만~100만 배럴 들여올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는 줄어든 인도 수출분을 중국 시장에서 대체하겠다는 구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로 이미 할인돼 판매되고 있는 원유 가격을 더 낮춘 이유다. JP모간은 “‘티폿’으로 불리는 중국 소규모 정유 업체들이 최근 몇 달간 러시아산 원유를 최저 가격으로 구매해왔다”며 “일부는 러시아산 원유를 더 많이 사기 위해 이란산 수입량까지 줄였다”고 전했다. 이어 “인도의 구매 감소가 더 큰 할인폭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런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이 수입할 수 있는 러시아산 원유량이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미국이 러시아 정유 회사 2곳에 제재를 가한 후 중국 국유기업은 러시아산 해상 원유 구매를 중단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에너지애스펙트는 “중국 소규모 정유 업체의 흡수력이 강해도 국유기업이 다시 시장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러시아 원유는 과잉 공급 상태에 놓일 것”이라며 “3월부터 중국으로 가는 수송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산 원유 수출길이 막히자 올해 러시아 재정적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올해 러시아 에너지 수입이 정부 계획 대비 18%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2.6%인 재정적자는 올해 3.5~4.4%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정부 목표치(GDP 대비 1.6%)보다 세 배 높아진 수준이다. 재정적자를 충당하는 데 쓸 수 있는 4조1000억루블(약 532억4100만달러) 규모 재정준비금을 사용하기도 마땅치 않다. 전문가들은 현재 세수 감소 속도라면 1년 내 준비금이 고갈될 것으로 봤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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