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로덴은 설탕과 밀가루 사용을 제한하면서도, 먹는 즐거움을 유지할 수 있게 고민하며 시작된 식품 브랜드다. 권예령 대표(30)가 2025년 6월에 설립했다.
“디자이너 출신으로, 제과 전공자나 셰프가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식품을 바라보며 브랜드를 시작했습니다. 베이킹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20년입니다. 베이킹을 접하자마자 설탕과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크다는 점을 느꼈고, 직접 만들고도 섭취를 망설이게 되는 경험이 반복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베이킹을 시작한 초기부터 설탕과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의 베이킹을 시도했습니다. 처음에는 개인적인 선택에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당연하게 자리 잡은 기준과 선택지가, 많은 사람에게는 그런 옵션이 존재하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로덴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됐습니다.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선택지를 더 다양하게 만들기 위해, 설탕과 밀가루를 덜어내면서도 맛은 포기하지 않는 식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제로덴이 개발하는 제품은 설탕과 정제 탄수화물 사용을 제한하되, 단순한 대체에 그치지 않는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을 높여 영양적으로도 더 풍성하게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출발점에는 개인적인 경험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15년째 당뇨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 역시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설탕과 탄수화물을 제한한 식단과 베이킹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방식이 당뇨가 있는 사람들에게도 꼭 필요한 식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중장년층의 경우, 설탕과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도 구체적인 방법이나 대체 식품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을 체감했습니다.”
권 대표는 어머니께 직접 만든 디저트를 여러 차례 건네면서, ‘이런 제품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는 반응을 들었다. 이 경험은 개인적인 실험을 넘어, 더 많은 사람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식품이 필요하다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제로덴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특정 대상만을 위한 제품이 아니라 누구나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을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제로덴의 경쟁력은 제품을 대하는 기준이 실제 결과물로 구현돼 있다는 점이다. 설탕과 밀가루, 쌀가루와 같은 정제 탄수화물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먹는 즐거움과 완성도를 포기하지 않은 식품을 만들어왔다.
“시중의 저당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구현이 수월한 간식 형태가 많은 편입니다. 반면 제로덴은 케이크를 첫 제품으로 선택했습니다. 기술적으로 더 까다롭지만, 일상적인 관리 식품이 아니라 특별한 순간에도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식품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시행착오와 검증 경험은 제로덴의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대체당 사용 시 나타나는 질감 변화, 제품 크기에 따른 굽기 방식, 밀가루 없이도 식감을 유지하는 방법 등을 반복적으로 점검하며 기준을 쌓았다. 또한 개발 과정에서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활용해 공복 등 다양한 조건에서 제품 섭취 전후의 혈당 변화를 내부적으로 관찰하며 레시피를 조정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서, 제로덴만의 방식으로 식품을 완성해 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현재 제로덴은 온라인 판매를 기반으로 전국 택배 판매를 준비하고 있으며, 자사몰과 스마트스토어를 중심으로 판매 채널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오프라인 픽업도 24시간 가능하도록 운영해 시간 제약 없이 제품을 수령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창업 후 권 대표는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이 제품이 꼭 필요한 분들을 실제로 만날 때다”라고 말했다. “당뇨가 있거나 치료 회복 과정에 있거나, 임신성 당뇨 등 여러 이유로 탄수화물과 당을 제한해야 하는 사람들이 제로덴을 찾아줄 때가 있습니다. 그들로부터 ‘건강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일반 디저트와 다르지 않게 맛있다’, ‘더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달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제로덴이 누군가의 일상에 작지만 분명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제로덴은 처음부터 모두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기보다는,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선택지가 되는 것,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자는 마음으로 제품 개발에 몰두해 왔습니다. 그 진심이 전해졌다고 느껴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현재 제로덴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제품 기획과 개발, 운영 전반을 권 대표가 맡고 있으며, 제품 생산과 연구는 함께 일하는 직원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권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온라인 스토어 구축을 통해 판매 환경을 정비하고, 제품 생산과 운영 구조를 차근차근 안정화해 나갈 것”이라며 “제품 측면에서는 케이크로 시작했지만, 특정 카테고리에 머무르기보다는 맛과 영양을 함께 고려한 식품으로 영역을 넓혀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단순히 제품 수를 늘리기보다, 제로덴이 왜 이 식품을 만드는지 설명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식품을 중심으로 건강한 식생활을 제안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공감받을 수 있는 K-디저트 기반의 저당 브랜드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제로덴은 아이템을 인정받아 2025년 한국여성벤처협회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에 선정됐다. 예비창업패키지는 참신한 아이디어, 기술을 가지고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창업자의 성공적인 창업 사업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발된 예비창업자에게는 사업화 자금과 창업 준비와 실행 과정에서 필요한 교육 및 멘토링을 제공한다.
설립일 : 2025년 6월
주요 사업 : 무설탕, 저탄수 식품 제조 및 판매
성과 : 초기 사업화 검증 완료, 고객 반응 기반 제품 고도화 단계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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