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NBC '투데이'의 간판 앵커 서배너 거스리의 80대 노모 납치 사건과 관련해, 납치범들이 추가 협박 메시지를 보내왔다. 실종 9일 만에 2차 마감 시한이 통보되면서 수사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8일(현지시간) ABC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투손의 한 텔레비전 방송국에 낸시 거스리(84) 납치범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번 메시지에는 낸시가 착용했던 '애플워치(Apple Watch)'에 대한 상세 정보와 자택 내부의 구체적인 파손 상황 등 외부인은 알기 힘든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범인들이 자신들이 1차 협박범과 동일인임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범인들은 몸값으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요구하며 두 차례의 마감 시한을 제시했다. 1차 시한은 이미 지난 목요일(5일) 종료됐으며, 2차 시한은 오는 월요일(9일)로 다가와 긴박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현지 경찰은 즉각 수사 강도를 높였다. 수사팀은 메시지에 담긴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낸시의 자택에 요원들을 다시 급파했다. 요원들은 지붕 위를 수색하고 보안카메라를 정밀 감식하는 한편, 이웃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확대했다.
이번 사건의 배경과 관련해 주요 외신들은 범인들이 사건 초기부터 치밀하게 움직였다고 보도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낸시 거스리는 지난달 31일 밤 투손 자택 인근 딸의 집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귀가했으나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자택 현관에서는 낸시의 DNA와 일치하는 혈흔이 발견돼 경찰은 이를 납치 사건으로 규정했다.
특히 CNN 방송은 납치범들이 사건 직후인 지난 2일, 투손 소재 지역 방송국인 'KOLD-TV' 뉴스룸에 첫 번째 협박 이메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당시 편지에는 구체적인 몸값 액수와 납부 기한이 명시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마감 시한(5일)에 별다른 반응이 없자, 범인들이 이번에 '증거'를 제시하며 2차 시한을 통보해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족들은 낸시의 생존 여부 확인에 애를 태우고 있다. 낸시의 자녀들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어머니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야만 한다"며 납치범들에게 직접적인 소통을 호소했다. 가족들은 낸시가 84세의 고령으로 심장 박동기(페이스메이커)에 의존하고 있으며, 매일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사태 해결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서배너 거스리와 통화하며 "어머니가 안전히 돌아오도록 모든 자원을 배치하겠다"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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