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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5시간씩 일하고 月 70만원"…사장님의 눈물겨운 사연

입력 2026-02-08 20:00   수정 2026-02-08 22:43


“살아 있으니까 그냥 사는 거죠.”

손목시계의 유리를 만들던 동일정공사 창업주 박기선 대표는 지난 6일 안산 세탁공장에서 만나자마자 이렇게 푸념했다. 시계를 만드는 복잡하고 비싼 기계설비를 모두 개성에 두고 온 탓에 그는 재기하지 못했다.

“2016년 입주 피해기업에 정부(당시 중소기업청)가 대출해준 3억원으로 이 세탁공장을 인수했다”는 그는 “수건 세탁 1장에 150원 받아 중국인 직원 300만원씩 월급 주고 나는 월급 70만원 받아간다”고 했다. 모텔, 호텔의 수건과 침대보 등을 세탁하는 일은 몸을 쓰는 일인 데다 주말, 휴일, 밤낮도 없기 때문에 한국인은 아예 뽑을 수가 없다고.

그는 개성 입주 때 대출받은 빚을 2년 동안 매달 200만원씩 갚다가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2018년 동일정공사를 법인파산 처리하면서 폐업했다. 왜 2년 동안 폐업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혹시나 다시 개성이 문을 열까 싶어 기다렸다”고 했다. 매일 저녁 5시간 자고 새벽 1시30분에 출근해 각 모텔, 호텔로 세탁물을 보낸다는 그의 얼굴엔 낮인데도 짙은 피곤이 드리워있었다.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한국 중소기업들이 가동중단 후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박 대표는 값비싼 시계 정밀기계를 모두 개성에 두고 온 탓에 빚만 안은 채 남한으로 내려와야 했다. 개성공단 가동중단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에게 당시 정부(중소기업청)가 대출해줬던 3억원의 자금으로 세탁공장을 운영하는 제일C&C 회사를 인수했다. 그는 "평생 시계 유리만 만들어왔는데 장비 없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몸 쓰는 일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가 토로한 가장 큰 애로사항은 하루 15시간 넘게 일하는 것이 아니었다.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게 가장 어렵다고 했다.

박 대표는 “한국인이 기피하는 일을 하겠다는 사람은 60대 이상 외국인 근로자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외국인조차도 세탁 일을 피하기 때문에 젊은 정식 체류자를 구할 수가 없어 나이 많은 불법 체류자를 써야 하는 일이 잦다”고 덧붙였다. 불법 체류자 고용으로 낸 벌금만 3000만원. 중국인 근로자들은 근무 시간이 비교적 짧은 여성이 250만원, 긴 남성이 300만원의 월급을 받아간다. 근처 원룸 등 숙소도 제공하고 식사도 무료로 준다. "그래야만 일할 사람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의 출근 시간은 새벽 1시30분이다. 각 운전 기사들이 세탁물을 제대로 싣고 모텔, 호텔로 배송을 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때부터 그의 일과는 시작된다. 운전 기사들은 아침에 퇴근하지만 박 대표는 낮에도 공장에서 일하고 외부 행정업무 등을 혼자 처리한다. 공장 내부 여직원 관리 등은 아내가 맡았다. 부부가 하루 종일 공장에서 일한 뒤 저녁에 퇴근해 5시간가량 자고 다시 출근하는 것이다. 휴일, 주말도 없이 365일 일한다.


그가 바라는 건 뭘까. 박 대표는 "정부가 공장 인허가를 제대로 내주고 정식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뽑을 수 있게 해주면 그나마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이 공장을 인수했을 때부터 부지는 주택용 부지였다. 제일C&C라는 세탁공장 운영회사의 사업자 등록은 내준 상황. 박 대표는 “사업자 등록은 내줬으면서 주택부지에 세운 공장에 인허가를 안 내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매우 답답하다”며 “입에 풀칠은 해야 되니까 어쩔 수 없이 할 뿐”이라고 했다.

안산=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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