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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첫 金 주인공된 스위스 목수…35세 엄마는 생일날 '금빛 질주'

입력 2026-02-08 17:25   수정 2026-02-09 00:24

지난 7일 이탈리아 보르미오의 스텔비오 스키 센터에서 한 편의 영화 같은 스토리가 쓰였다. 가난과 역경을 딛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선 스위스의 스키 신예 프란요 폰 알멘(25)이 주인공이다.

알파인 스키 남자 활강 경기에서 1분51초61의 기록으로 깜짝 우승을 차지한 폰 알멘은 금메달이 확정된 후 한동안 멍하니 전광판을 바라봤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의 영예를 안은 그는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영화처럼 느껴진다”며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더 나은 상상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폰 알멘의 우승이 영화로 비유되는 이유는 그의 특별한 이력 때문이다. 일찌감치 스키 유망주로 기대받은 그는 열일곱 살에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재정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가 불과 몇 년 전까지 나무를 깎는 목수 수습생으로 일하며 훈련을 병행한 이유다.

하지만 포기는 없었다. 폰 알멘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아 장비를 마련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스위스 국가대표팀에 복귀한 뒤에도 여름엔 목수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한 끝에 올림픽 챔피언에 오른 그는 “4년간 목수 수습생으로 일하며 나무를 깎고 현장에서 구른 시간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탈리아의 자존심을 세운 또 다른 드라마가 펼쳐졌다. 주인공은 ‘35세 엄마’ 프란체스카 롤로브리지다다. 그는 같은 날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에서 3분54초28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최국 이탈리아의 첫 번째 금메달이다.

2022 베이징 대회 여자 30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롤로브리지다는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를 통해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아울러 1991년 2월 7일생인 롤로브리지다는 현지시간으로 자신의 35번째 생일에 ‘금빛 질주’를 펼쳐 의미를 더했다. 롤로브리지다는 경기 후 “내 생일날 고국 팬들 앞에서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수만 번 상상했다”며 “엄마가 된 후 다시 빙상 위에 서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아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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