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게중심이 다시 중동으로 움직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동 각국이 천문학적인 ‘오일 머니’를 투자해 미래 먹거리로 문화·예술을 육성하고 있어서다.
중동 국가들의 ‘문화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건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와 카타르의 도하. 아부다비는 다른 나라의 문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수입한다. 1조원 넘는 예산을 쏟아부은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 분관 ‘루브르 아부다비’, 일본의 디지털 아트 그룹 팀랩의 작품을 전시하는 1만7000㎡ 규모의 세계 최대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장 ‘팀랩 페노메나’가 대표적 사례다. 올해는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의 분관인 ‘구겐하임 아부다비’가 문을 연다.
반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국가인 카타르는 중동 자연·문화와 현대적 예술의 결합을 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건축 거장 이오밍 페이가 안팎을 설계한 ‘이슬람예술박물관’(MIA), ‘사막의 장미’라고 불리는 사막 광물을 모티브로 설계한 장 누벨의 국립카타르박물관 건축이 단적인 예다. 후발 주자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수년 전부터 천문학적 자금을 미술관 건축 및 공공미술 작품 설치에 쏟아붓기 시작했다.
이집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유산이 무기다. 지난해 11월 개관한 이집트 대박물관(GEM)은 연면적 49만㎡로 규모가 축구장 70개와 맞먹는다. 미국 CBS가 “24시간 잠을 안 자고 봐도 다 둘러보는 데 70일이 걸린다”고 평했을 정도다. 이 박물관에는 하루평균 2만 명 가까운 관객이 방문한다.
그 덕분에 중동에는 미술시장 장기 불황의 돌파구를 찾는 글로벌 자본이 몰려들고 있다. 소더비는 지난해 2월 사우디에서 첫 경매를 했다. 올해는 글로벌 양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이 카타르에, 프리즈가 UAE에 진출했다.
도하·아부다비·카이로=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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