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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더 빨라지는 갠지스강의 기적

입력 2026-02-08 17:38   수정 2026-02-09 00:18

1960년대 한국을 떠올려본다. 그때 우리도 경제성장률 7%를 넘겼다. 그 성장 뒤에는 금융이 있었다. 서민 금융, 자영업자 금융, 소액 대출 등을 통해 신용이 없던 사람들이 적은 돈을 빌려 사업을 시작했다. 그들의 성과가 모여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고도성장을 이루었다. 인도는 지금 그 길을 걷고 있다. 그 속도는 비약적으로 빠르다. 왜? 인공지능(AI) 때문이다.

우리는 금융 시스템의 대중화에 50년이 걸렸다. 인도에서는 그 과정이 5년으로 압축됐다. 차이는 디지털과 AI다. 한국은 소액 대출을 심사할 때 은행원들이 일일이 신청서를 검토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인도에서는 알고리즘이 몇 초 만에 수만 건의 신청을 평가한다. 통합결제인터페이스(UPI)는 이미 월 200억 건을 훨씬 넘긴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없이는 인도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 지경이다. 길거리 찻집에서도 QR코드가 먼저 보이는 나라가 되었다.

지난해 미국 회계학회 학술지인 TAR(The Accounting Review)에 케냐 디지털 대출 플랫폼 탈라(Tala)의 데이터를 추적한 연구가 실렸다. 결과는 명확했다. 디지털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월 소득은 20.8% 증가했고, 고용될 확률은 23.5% 높아졌다. 이동성도 9.4% 증가했고, 사회 네트워크는 26.8% 확대됐다. 한 사람이 AI 기반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는 일은 단순한 거래를 넘어 삶 전체가 바뀌는 계기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변화가 수억 건 일어날 때, 국가 경제의 성장 궤적이 달라진다.

한국이 금융 민주화에 수십 년이 걸린 이유는 인프라의 한계 때문이었다. 은행 지점을 늘리고, 신용조회 시스템을 구축하고, 금융 인력을 양성해야 했다. 모두 시간이 걸렸다. 인도는 이 과정을 건너뛰었다. AI가 은행원 역할을 하고, 모바일이 지점이 되고, 빅데이터가 신용조회를 한다. 인도 핀테크 시장은 2021년 500억 달러에서 2025년 1500억 달러로 3배 성장했다는 추정이 나온다. UPI 위에서 대출, 보험, 자산관리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디지털 신용 시장도 열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50년 여정이 인도에서는 5~10년으로 단축될 수 있다. 14억 인구 대국에서 금융이 이 속도로 발전할 때, 그 경제적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인도에서 ‘갠지스강의 기적’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주 인도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연간 경제 성장률 7.4%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인도 경제가 진정으로 이륙하는 순간은 이제부터다. 14억 명이 AI 기반 디지털 금융에 온전히 편입될 때,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속도의 성장이 올 것이다. 이처럼 AI로 국가의 성장 경로와 변화 속도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AI 시대에 우리 역시 기대해볼 만한 미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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