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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현 국세청장 "백만장자 탈한국 2400명? 139명 뿐"

입력 2026-02-08 17:39   수정 2026-02-08 18:19


이재명 대통령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주말 내내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를 피해 한국을 등지는 백만장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해외 컨설팅업체 조사 결과를 “가짜 뉴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8일 임광현 국세청장은 ‘상속세 때문에 백만장자 2400명 탈(脫)한국?’이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한국인의 최근 3년 평균 해외 이주 신고 인원은 2904명이며, 자산 10억원 이상은 연평균 139명에 불과하다”며 “‘2024년 자산 100만달러(약 14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가 1200명 유출됐으며 2025년에는 2400명으로 급증할 것’이란 지난 3일 대한상공회의소 발표는 사실과 매우 다르다”고 반박했다.


발단은 7일 이 대통령이 X(옛 트위터)에 “법률에 의한 공식 단체인 대한상의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이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사익 도모와 정부 정책 공격을 위해 가짜 뉴스를 생산해 유포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하면서다. 이 대통령이 문제 삼은 대한상의 자료는 영국 이민 컨설팅 업체인 헨리&파트너스가 지난해 6월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한 것이다. 2025년 한국의 자산가 순유출 규모가 세계 4위인 2400명으로 늘어났다는 내용이다.

자료의 신뢰성 논란이 커지자 대한상의는 같은 날 “외부 통계를 충분한 검증 없이 인용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했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SNS에 “대한상의는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대한상의 감사에 돌입하겠다”는 글을 게시하는 등 질타가 이어졌다.

임 청장은 백만장자의 탈(脫)한국 원인을 상속세 제도와 결부하는 것도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3년 평균 전체 이주자 가운데 상속세가 없는 국가로 간 비율은 39%”라며 “자산 10억원 이상은 25%로 전체 비율보다 오히려 낮다”고 주장했다.

임 청장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상속세를 피해 해외로 이주하는 자산가가 늘어나는 건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임 청장이 이날 근거로 제시한 자료만 보더라도 고액 자산가 순유출 규모는 2022년 102명에서 2024년 175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상속세가 없는 나라는 아니지만 우리보다 상속세가 낮은 나라로 이주하는 고액 자산가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상속세가 있지만 2025년 기준 부부 합산 약 2800만달러(약 410억원)까지 상속·증여세를 물리지 않는다.

주 거주지를 한국에 유지한 채 배우자와 자녀만 조기 유학 등의 형태로 해외에 거주시키는 ‘준(準)이민’도 늘고 있다. 싱가포르로 이주한 한 투자회사 대표는 “한국은 상속세뿐 아니라 소득세 등 살아 있을 때 내는 세 부담도 세계적으로 높기 때문에 이민을 고민하는 자산가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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