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추진해 온 행정 통합을 둘러싸고 지역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여당이 밀어붙인 대전·충남과 광주·전남 통합은 물론 국민의힘이 추진한 대구·경북 통합 역시 내부 이견이 해소되지 못한 채 난항을 겪는 중이다.
최근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강덕 포항시장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TK 행정통합 특별법의 부처 검토 의견을 보니 실소가 나온다. 전체 335개 조항 중 정부가 '수용 불가'를 외친 조항이 무려 137건이다. 법안의 3분의 1이 사실상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핵심 알맹이는 다 빠진 '낙제점 특별법'으로 도대체 어떤 미래를 그리겠다는 것이냐"고 밝혔다.
이어 그는 "광주·전남 역시 374개 특례 중 119건이 거부당하며 정부와 충돌하고 있다. 대전·충남도 마찬가지다. 중앙부처는 권한을 줄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는데, 지역 정치권만 '정치적 타이밍'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도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준비 없는 통합은 지방소멸의 가속페달이 될 뿐"이라면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통한 치밀한 준비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미 '통합 없는 지방선거' 기류가 흐르고 있다. 실현 불가능한 판타지에 빠져 대구·경북의 100년 대계를 망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재명 정부가 밀어붙이는 통합 논의에 올라탈 필요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입법 공청회를 개최했다. 오는 10~11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사를 진행한 뒤 12일 전체회의에서 통합 관련 특별법 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국회에는 세 지역별로 각각 별도의 특별법이 제출돼 있다. 정부는 해당 지역에 앞으로 4년 동안 매년 5조원씩 모두 2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혀왔다.
민주당이 추진해 온 광주·전남 통합도 예상보다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광주교육시민연대는 지난 6일 행정 통합과 관련해 집행정지 가처분과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주민투표 등 절차를 거치지 않아 시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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