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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손실 줄인 화합물 반도체…효율 1%만 높여도 '원전 1기' 효과

입력 2026-02-09 17:49   수정 2026-02-09 17:50

화합물 기반의 차세대 전력반도체가 전기자동차, 데이터센터, 전력망 등 전기 시스템의 심장으로 부상했다. 에너지를 어떻게 만드느냐보다 전력 손실을 얼마나 줄이고 효율을 극대화하느냐가 전기화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 되면서다. 유럽계 인피니언테크놀로지와 미국계 온세미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거세게 추격하는 모양새다.

9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최근 전기차 구동계의 핵심 부품으로 기존 규소(Si·실리콘) 기반 반도체 대신 탄화규소(SiC·실리콘카바이드) 기반 전력반도체 채택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SiC를 적용한 전기차는 같은 배터리를 쓰더라도 주행거리가 수십㎞ 길고, 충전·구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과 전력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2024년 기준 SiC 전력반도체를 채택한 전기차 비중은 33.2%에 달했다.

맥킨지는 2023년 20억달러인 SiC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30년 110억~14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은 전기국가 패권 경쟁의 핵심인 화합물 반도체 분야에서 후발주자다. 2024년 국내 기업의 SiC 반도체 매출은 약 215억원에 불과하다. 구상모 광운대 전자재료공학과 교수는 “화합물 전력반도체 육성을 산업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력 반도체는 '전기 환전소'
고온·고압 견디는 Sic·GaN 적용…'원팀 전략'으로 밸류체인 구축
글로벌 싱크탱크인 로키마운틴연구소(RMI)는 인공지능(AI)과 전기화가 가속화되는 현 시점을 ‘네가와트(Negawatt·네거티브와 메가와트의 합성어) 시대’로 규정했다. 네가와트는 땔감-석탄-석유-전기(원자력·신재생)로 이어진 에너지 진화 이후 ‘에너지 효율’ 자체를 하나의 자원으로 보는 개념이다. 에너지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이미 생산된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가 기술·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이 변화의 핵심에 탄화규소(SiC)·질화갈륨(GaN) 등 화합물 전력반도체가 있다.
◇ 네가와트 핵심 두뇌
9일 업계와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SiC 웨이퍼 처리를 위한 전공정 장비 분야에는 주성엔지니어링과 테스 등이, 패키징·모듈 등 후공정 장비 분야에는 LG전자 등이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기준 38억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이던 글로벌 화합물 전력반도체 시장이 연평균 24%를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장비와 후공정 분야까지 성장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태양광·풍력과 전기차·배터리, AI 데이터센터 등에서 생산되거나 소비되는 전기는 대부분 직류(DC)와 교류(AC)를 오가며 변환된다. 이때 발생하는 손실이 전체 에너지 효율을 좌우한다. 실리콘(Si) 기반 전력반도체는 효율 자체는 높은 수준에 도달했지만, 고전압·고온 환경에서는 물성 한계가 뚜렷하다. 반면 SiC와 GaN은 더 높은 전압과 온도를 견디며 변환 과정에서의 손실과 냉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 덕분에 동일한 전력을 처리하면서도 장비 크기를 줄이고, 시스템 전체의 에너지 손실을 낮출 수 있다. 테슬라가 2018년 전기차에 들어가는 반도체로 SiC 전력반도체를 채택한 이유다. 이후 화합물 전력반도체는 전기차를 넘어 태양광 인버터, 에너지저장장치(ESS), 데이터센터 전원장치 등으로 적용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산업부 차세대전력반도체추진단장인 구상모 광운대 전자재료공학 교수는 “전력반도체 효율을 1% 향상하는게 최신 원자력 발전소 1기를 더 짓는 것과 맞먹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 통합 솔루션 필요
현재 화합물 전력반도체 시장은 독일 인피니언, 미국 온세미 등 소수의 선도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도 웨이퍼 제작(소재)부터 소자, 설계(IC), 제조(파운드리), 패키지·모듈에 이르는 밸류체인이 형성돼 있지만, 개별 기업의 규모와 사업 성숙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 집계 기준으로 국내 화합물 전력반도체 밸류체인에 참여하는 기업은 총 20여 곳이다. QY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화합물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는 1억9000만달러(약 2773억원)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의 SiC 소자 매출은 약 215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10% 수준에 그친다.

업계에서는 소자 기술 개발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전력반도체의 기술 진입 장벽은 개별 칩의 성능이 아니라 장기간 고신뢰 운전을 보장하는 시스템 설계 능력에 있다는 것이다. 전력반도체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로봇 제조사 등 고객이 원하는 것은 검증된 시스템”이라며 “구동회로와 보호회로, 방열 구조까지 통합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시장에 진입할 수 있고, 그런 패키징 기술과 모듈화가 화합물 전력반도체 밸류체인에서 부가가치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대량 생산 구조에 익숙한 만큼 다품종·고신뢰가 요구되는 전력반도체산업에서는 접근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화합물 전력반도체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정부도 단순 연구개발(R&D) 지원을 넘어 실증과 수요 연계를 통해 초기 시장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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