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 무역보험공사에서 주요 6개 경제단체와 긴급 현안 점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한상의를 소관하는 주무 장관으로서 이번 사안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해당 보도자료의 작성, 검증, 배포 전 과정에 대해 즉각 감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 “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에 대한 법적 조치 등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상의 보도자료를 인용한) 보도를 보고 ‘한국의 상속세 문제가 심각하구나’라고 생각했다가 원문 자료를 봤더니 상속세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았다”며 “깜빡 속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산업부를 포함해 대한상의 등 공적 기관이 자료를 낼 때 팩트를 두고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지 느낀다”며 “형사상 조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감사 이후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보도자료는 지난 3일 대한상의가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 자료를 인용해 ‘상속세 부담에 자산가 유출 세계 4위’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자료다. 지난해 한국을 떠난 고액 자산가(금융자산 100만달러 이상)가 2400명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했고, 그 이유를 ‘상속세 부담’으로 지목했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X(옛 트위터)를 통해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라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내부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김 장관은 “회의에서 경제단체들의 경제정책에 대한 건의라든지 단체 의견 전달이 혹시라도 위축되지 않도록 잘 당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공개 비판 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임광현 국세청장, 김 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이 잇따라 대한상의를 공개 압박하자 정책 공론의 장을 과도하게 억누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대기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주요 경제단체가 당분간 정부 정책 방침과 맞서는 보고서를 낼 수 있겠느냐”며 “기업에서도 오해를 빚을 수 있는 발언은 일절 삼가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편 대한상의 보도자료를 작성한 핸리앤파트너스는 한국경제신문의 최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이메일 질의에 “(국세청이 보유한) 세금 기록은 더 정확하지만, 연구자들은 접근할 수 없고, 해당 자료는 광범위한 추세를 나타내는 지표”라며 “최근의 비판은 근본적인 방법론 결함보다는 정치화와 오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대훈/이광식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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