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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데 이석증인가"…더 위험한 소뇌경색일수도

입력 2026-02-10 15:32   수정 2026-02-10 15:33

뇌경색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마비나 언어장애 같은 증상을 떠올린다. 하지만 뇌의 뒷부분에 위치한 소뇌에 발생하는 뇌경색은 조금 다르다. 마비 증상 없이 초기엔 어지럼증으로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 때문에 이석증이나 전정신경염으로 오해하는 환자도 많다. 뇌경색은 긴급히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지만 다른 질환과 오인하면 자칫 치료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증상에 따른 원인을 잘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승재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은 “소뇌경색은 팔다리 힘이 멀쩡한 채 어지럼증만 나타날 수 있다”며 “초기인 경우엔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안 보이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고 밝혔다.

우리 뇌는 크게 대뇌와 소뇌로 나뉜다. 대뇌는 운동, 감각, 언어를 담당하고 소뇌는 귀(전정기관), 눈, 근육과 관절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종합해 몸의 중심을 잡아준다. 이 부위에 혈류 장애가 생기면 마비도 없고, 손발 힘 빠짐을 호소하지 않는데도 어지럼증만 나타날 수 있다.

소뇌경색이 발생하면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보다는 몸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중심이 무너지는 느낌으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혼자 걷기 힘들어 벽을 짚는 보행 불안정은 소뇌경색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다. 소뇌에 혈류가 끊기면 뇌는 ‘몸이 어디에 있는지’ 혼란을 겪게 된다. 그 때 어지럼증 증상이 가장 먼저 나타난다. 이 뿐 아니다. 물건을 잡으려고 해도 빗나가고, 미세한 손가락 조절이 잘 되지 않는 증상을 호소한다.

다만 어지럼증으로 응급실을 방문해도 급성기에는 CT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도 매우 흔하다. 소뇌와 뇌간경색은 후두부 깊숙한 부위에 있다. 더욱이 병변 크기가 작으면 CT 검사에선 잘 확인되지 않는다. 이런 단계에서 방치해 진단이 늦어지면 추후 갑자기 증상이 악화될 위험도 크다. CT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도 위험 신호가 있다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꼭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부정맥과 같은 심장질환 병력이 있거나 50세 이후에 심한 어지럼증이 갑자기 생겼다면 좀더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윤 과장은 “심한 어지럼증이 짧게 지속되는 상태보다는 정도가 심하지 않더라도 지속시간이 긴 경우 뇌경색일 가능성이 높다”며 “30분 이상 어지럼증이 계속 이어진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단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과의 구분도 필요하다. 귓속의 돌이 제 위치를 벗어난 이석증은 특정 자세를 취할 때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보통 1분 이내로 증상이 가라앉는다. 반면 소뇌경색은 지속적으로 어지럼증이 이어진다. 자세불안정이나 보행장애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평소 경험하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동반된다면 뇌출혈이 생겼을 가능성도 의심해봐야 한다.

윤 과장은 “당뇨 등 만성질환, 심장질환을 앓고 있거나 흡연자라면 소뇌경색의 고위험군에 속한다”며 “가벼운 어지럼증이 생겼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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