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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텃밭 노리는 '獨보쉬'…주방환기 1위 韓업체와 손잡았다 [현장+]

입력 2026-02-10 16:40   수정 2026-02-10 16:41

"한국 주방은 아시아 가전 시장의 트렌드를 이끄는 '벤치마크'입니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를 만족시킨다면 아시아 어디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독일 가전업체 보쉬가 국내 환기 시스템 1위 기업 하츠와 함께 오픈한 국내 첫 '브랜드 쇼룸'에서 만난 관계자들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쇼룸이 위치한 곳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강 체제를 구축한 국내 시장에 140년 역사의 독일 가전 공룡이 본격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한국은 아시아 가전의 바로미터"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를 위해 방한한 에릭 BSH 홈 어플라이언스 시니어 매니저는 한국 시장을 "아시아 포트폴리오 내의 기준점"이라고 언급했다. 디자인과 성능, 스마트 기능에 대한 눈높이가 가장 높은 한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의 척도가 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보쉬는 한국 내에서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이번 논현 쇼룸 오픈을 달라진 행보의 출발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소비자가 직접 제품의 정밀함을 경험하게 하는 '체험 마케팅'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재확립하겠다는 의중.

시장조사업체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한국 가전 시장은 2024년 103억5000만달러(약 13조원) 규모에서 2035년 159억4000만 달러(약 21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보쉬는 이러한 성장세에 맞춰 '독일 엔지니어링 기술'을 강조해 삼성전자·LG전자가 장악한 프리미엄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겠다고 밝혔다.

현지 인프라로 '외산 가전의 벽' 넘는다
한국은 자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 시장이다. 마켓리서치퓨처 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구축한 수직 계열화된 설치·사후서비스(AS) 인프라는 해외 브랜드가 단기간에 넘기 힘든 핵심 진입 장벽으로 꼽힌다.

보쉬가 지난해 1월 하츠와 독점 딜러십을 맺은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하츠는 전국적인 유통망과 전문 설치·시공 인프라를 갖춘 국내 레인지후드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한정민 하츠 상무는 "최근 국내 주거 환경이 삶의 질과 취향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변화하면서 주방 가전에 대한 기준 역시 전혀 다른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하츠가 보유한 전국 단위의 전문 시공 및 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프리미엄 주거 시장에서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사는 특히 재건축·재개발 등 대규모 주거 단지와 하이엔드 아파트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가전도 경험이다"… 기술력 과시한 보쉬 쇼룸
이날 공개된 쇼룸은 단순한 진열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에 주력했다. '삶을 위한 기술'이라는 슬로건 아래 커피머신부터 식기세척기, 인덕션, 후드까지 주방 동선에 맞춘 원스톱 솔루션을 구현했다.

현장에서는 보쉬의 기술력이 집약된 식기세척기가 눈길을 끌었다. 열교환 기술을 적용해 그릇의 급격한 온도 변화를 막고 위생적인 건조를 돕는 기능이 특징이다. 인덕션 제품군은 '다이렉트 셀렉트' 기능을 통해 17단계의 미세한 화력 조절을 시연하며 정밀한 독일 엔지니어링 기술을 과시했다.

김성식 하츠 대표이사는 "보쉬 쇼룸 오픈은 하츠가 추구해 온 기술 신뢰와 프리미엄 가치가 하나의 공간으로 구현된 사례"라며 "보쉬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 소비자에게 보다 정제된 프리미엄 가전 경험을 제안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시장 내 입지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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