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감상 2배는 오른 것 같아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해외여행'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동남아시아를 바라보는 한국인 여행객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항공권과 숙박 요금이 함께 오르면서 설 연휴를 앞두고 더 이상 예전처럼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가 아니라는 반응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는 베트남 최대 명절인 뗏(Tet)과 일정이 겹치면서 항공권과 숙박 요금이 동시에 뛰었다. 현지 성수기 요금과 각종 추가 요금까지 적용되면서 여행객이 체감하는 비용 부담이 이전보다 크게 높아졌다는 평이다.
대표 노선인 인천~다낭만 봐도 연휴 프리미엄이 뚜렷하다. 평상시에는 저비용 항공사(LCC) 중심으로 20만~40만원대 왕복 항공권도 확인되지만, 설 연휴 기간에는 40만~60만원대를 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3인 가족(성인 2명, 소아 1명) 기준으로 연휴 기간인 오는 14~18일 항공권 최저 요금을 검색한 결과 25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반면 이로부터 한 주 뒤인 21~25일에는 141만원으로 100만원 이상 가격 격차가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뗏 기간에는 호텔과 각종 서비스 요금에 추가 비용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전에 가격이 확정된 패키지여행 대비 자유여행객(FIT)이 체감하는 비용 부담은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부담이 명절 연휴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항공권과 호텔 요금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탓이다. 현지 물가 상승 등이 맞물려 동남아 여행 환경 자체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행 수요 증가와 함께 항공 공급, 현지 물가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비용 구조가 변했다"며 "오히려 일본을 가성비 여행지로 인식하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인 해외여행 수요 이동에서도 감지된다. 엔저 효과가 이어지고 있는 일본을 비롯해 무비자 정책으로 여행 편의가 높아진 중국, 비교적 짧은 비행시간의 대만 등으로 관심이 분산되는 모습이다.
실제 예약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감지된다.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설 연휴 기간 동남아 비중은 지난해 52%에서 올해 37%로 급감했다. 반면 일본은 같은 기간 20%에서 38%로 크게 늘었고, 중국 역시 9%에서 12%로 증가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해 설 연휴에는 베트남 예약이 가장 많았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일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투어 역시 일본이 전체 예약의 21.6%를 차지하며 설 연휴 최고 인기 여행지로 꼽혔다. 동계 시즌 항공 노선 확대와 중·일 갈등 여파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한국인 여행객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엔저 기조가 이어지면서 현지 체류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점도 일본 선호를 높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일 갈등에 따른 중국인 단체 관광객 감소로 호텔과 항공권 가격이 안정되는 흐름을 보여 동남아보다 가성비로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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