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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25% 부족한 의대 모집인원 증원

입력 2026-02-11 17:37   수정 2026-02-12 00:12

“과학적으로 추산한 의사 부족 인원의 75%만 증원하는 것은 의료계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밖에 안 보입니다.”

의대 정원을 결정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 참석한 한 위원이 기자에게 11일 전한 말이다. 그는 “심의위가 무수한 논의 끝에 미래 부족 의사 수 규모를 산출했는데 갑자기 정부가 ‘증원 상한률’이라는 새 기준을 들이댔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복지부는 최종 심의위 회의를 연 뒤 내년부터 비서울권 의과대학이 5년간 총 3342명의 학생을 추가로 모집한다고 밝혔다. 앞서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가 2040년 최대 1만1136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축소된 규모다. 게다가 심의위가 2037년 의사 부족 인원을 4724명으로 추산했는데도, 실제 2033~2037년 늘어나는 배출 의사는 75% 수준인 3542명에 그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의대 교육 여건과 양질의 의사 인력을 양성한다는 측면에서 고려된 부분”이라며 “현재 ‘더블링’(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했던 학생들이 복귀 후 신입생과 함께 수업을 듣는 현상)된 24·25학번이 제대로 교육받고 졸업할 수 있게 하려면 75% 정도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의대 교육 현장에서 더블링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교육 여건은 재정과 인력 투입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문제다. 교수 확충과 시설 보강, 실습 환경 개선으로 보완이 가능하다. 교육부는 의대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대학병원 중심의 실습 교육 체제에서 벗어나 지역 의료원, 병·의원 등 1·2차 의료기관으로 실습 교육기관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반면 의사 부족은 한 번 발생하면 단기간에 보완할 방법이 없다. 의사를 양성하는 데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행정적 편의나 교육 현장의 일시적인 고충을 이유로 필요한 정원을 감축하는 것은 추계위 설치 취지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향후 5년간 부족 의사 인원의 25%를 덜 뽑기로 한 이상 정부는 그 공백을 메울 정책을 내놔야 한다. 단순한 미용 의료를 다른 직역에 개방해 의사들의 성형·피부과 집중을 막아야 한다. 또 관리급여를 신속히 도입해 의사들을 비급여 진료에서 필수의료로 돌려야 한다. 의사단체 달래기로는 다가올 의료 공백과 필수의료 붕괴를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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